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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혐의' 강동희, 숱한 영광 물거품 될 위기

기사입력 2013.03.07 18:46 / 기사수정 2013.03.07 22:19

김승현 기자


▲ 강동희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강동희(47) 원주 동부 감독은 한국 농구 역사상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평가받는다. 강동희는 빼어난 테크닉과 빠르면서 정확한 슛, 경기 조율 능력, 허를 찌르는 패스, 특유의 긴 팔을 이용한 가로채기 등 모든 것을 갖춘 선수였다.

포인트가드 사관학교인 송도고를 나왔고 중앙대 졸업 후 실업 무대에 뛰어들었다. 기아자동차 소속으로 그는 1988년부터 1992년까지 5년 연속 우승의 환희를 맛봤다. 중앙대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허-동-택 트리오' 허재, 강동희, 김유택은 코트 위에서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했고 강동희는 원년 시즌에 정규시즌 1위를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강동희는 국제대회에서도 활약했다. 199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은 2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의 중심은 기량이 절정에 오른 강동희가 있었다.

이후 프로농구에서 수차례 베스트5와 도움왕에 선정되며 영광의 시대를 누렸다. 2002년 기아를 떠난 강동희는 2004년 LG에서 은퇴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해 LG 코치를 거쳐 2005년부터 동부로 옮겨 2008-2009 시즌까지 코치를 역임하며 전창진 감독(現 부산KT 감독)을 보좌했다.

2009년 정식 감독으로 임명된 강동희는 2010-11, 2011-12 두 시즌 연속 동부를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며 명장의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역대 KBL 최다승(44승)과 최다 연승(16승) 등 각종 기록도 갈아치우며 동부를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고 개인적으로도 생애 첫 감독상도 받았다. 비록 팀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KGC인삼공사에 밀려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가 보인 질식 수비는 동부의 상징이 됐다.

선수와 감독으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몇 차례 자신의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강동희는 동부 코치 시절인 2006년 불법 도박장 출입으로 약식기소된 적이 있었다. 그는 또 올해 초 사망한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아직 최종 판정은 나지 않았지만 승부조작 가담 혐의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농구계가 느낄 충격과 배신감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 = 강동희 ⓒ 엑스포츠뉴스 DB]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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