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그가 마침내 한국에 왔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39)는 전 세계 여성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1992년 '아성녀 아이비'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그는 이듬해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디스 보이즈 라이프'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에 발표된 '길버트 그레이프'를 통해 스타로 급부상했다.
조니 뎁의 정신지체장애를 가진 동생으로 출연한 디카프리오는 할리우드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로 떠올랐다. 영국과 프랑스 합작의 영화 '토털 이클립스'(1995)에서는 '천재 시인' 랭보의 광기어린 모습을 표현했다. 같은 해 '바스켓 볼 다이어리'로 소녀 팬들의 우상이 된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1996)으로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아바타'가 등장하기 전 디카프리오의 최고 흥행작인 '타이타닉'(1997)은 영화 역사상 흥행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10대 시절부터 마흔을 앞둔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흥행작에 출연했던 그는 '장고: 분노의 추격자'에서 관객들의 이를 갈게 만드는 '악질'로 출연했다.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세기 후반 미국의 남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는 노예들을 관리하고 거래하는 악덕 부호 '켈빈 캔디'역을 맡았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츠칼튼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디카프리오는 "대단한 감독인 타란티노와 함께 일할 수 있게 돼 너무 좋았다. '장고'는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가 얼마나 윤리적으로 부패했는지는 보여주고 있다. 인종차별은 미국의 건국이념과 정 반대되는 제도다"라고 말한 뒤 "장고는 스파게티 웨스턴과 동화적 요소 등 여러 장르가 접목된 영화다. 타란티노가 아니면 만들기 어려운 작품이다"라고 덧붙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분노의 추격자'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주로 주인공으로 영화에 등장했던 디카프리오는 '장고'에서 악역이자 조연으로 출연한다. 비록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디카프리오는 '장고'를 통해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미국의 몇몇 매체는 디카프리오가 '장고'에서 생애 최고의 호연을 펼쳤다고 극찬했다.
디카프리오는 '갱스 오브 뉴욕'(2002) 이후 주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스콜세지 감독은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좋은 친구들' 등 걸작들을 연출한 미국 영화의 거장이다.
또한 '장고'를 통해 또 한 명의 거장인 타란티노 감독과 작업을 했다. 두 감독에 대한 질문을 받은 디카프리오는 "스콜세지 감독과 타란티노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스콜세지는 영화 자체에 대해 그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분이다. 영화사를 꿰고 있고 매우 진지한 감독이다. 반면 타란티노는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B급 영화를 모두 섭렵했다. 두 감독은 모두 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디카프리오가 악인으로 등장하는 '장고: 분노의 추격자'는 오는 21일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C)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