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상당히 좋아졌다."
차명석 LG 트윈스 투수코치가 팀의 4년차 투수 신정락을 두고 한 말이다. 어찌 보면 선수의 기살리기를 위한 한 마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신정락에게 쏟아지는 코칭스태프의 기대는 실로 엄청나다. 단순한 '립 서비스'는 아니다. 그리고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팔 스윙'의 변화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신정락은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입단 후 2시즌 동안 초반에만 '반짝' 활약을 보였다.
입단 첫해 "사이드암 투수로 시속 150km/h의 빠른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시즌 초반 활약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각도 큰 슬라이더는 '마구'로 불렸다. 하지만 프로 첫 시즌 성적은 24경기 등판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에 그쳤다. 탈삼진 24개를 잡는 동안 사사구가 30개에 달했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팀의 승리조로 자리잡는 듯했다. 11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1.02의 맹활약을 보였다. 17⅔이닝을 투구하며 19탈삼진-9사사구로 제구도 향상된 듯했다. 하지만 5월 3일 두산전을 마치고 어깨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뒤 단 한차례도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1군 무대에서 단 한 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였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체력테스트에 탈락한 우규민 대신 사이판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된 그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전지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를 괴롭히던 어깨 부상도 없다. 실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서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18일 한화전서는 1이닝을 볼넷 한 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제는 팀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차명석 코치는 신정락에 대해 "가을부터 나랑 고생 많이 했다"며 "지금까지는 어깨 부상의 우려가 있었지만 팔 스윙을 고친 뒤로 부상도 없고, 공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팔의 각도가 이전보다 더 내려갔다는 것. 차 코치는 "구속도 더 나올 것 같다"며 "상당히 좋아졌다. 구속도 올라오는 추세다. 제구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팔 스윙의 변화가 신정락을 바꿨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은 지난 3년간 '알을 깨는 아픔'을 겪은 그가 반드시 자리잡아야 할 때다. 변화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는 신정락의 2013년, 매년 반복되던 "올해는 다르다"는 다짐이 "올해는 달랐다"는 만족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의 팔 스윙처럼 말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입단 첫 해 신정락, 18일 연습경기에서 역투하는 신정락 ⓒ 엑스포츠뉴스 DB, LG 트윈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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