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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의 리버풀, 티키타카 '감' 잡았다

기사입력 2013.02.18 12:32 / 기사수정 2013.02.18 12:55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김형민 기자] 아기의 성장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일까?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도전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티키타카(Tiki-Taka)' 개혁이 걸음마 단계를 뗐다. 당초 목표했던 '뉴 리버풀'의 구상이 눈 앞에 나타나고 있다.

로저스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18일(한국시간) 영국 안 필드에서 스완지 시티를 꺾었다. 5-0 대승이다. 프리미어리그 내 패스축구의 대표격 스완지와의 맞대결이었다. 주전들이 대거 빠진 스완지였지만 이날 승리는 리버풀에게 자신감과 많은 의미를 안겨다 줬다.

무엇보다 각이 잡혔다. 이번 시즌 로저스 감독 체제로 개편하며 변혁을 천명했던 리버풀은 이전의 긴 패스 위주의 축구에서 티키타카로의 변화를 시도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최근 감을 잡은 분위기다. 리버풀 스스로 첫 걸음마를 떼기까지 인내의 시간을 보냈을 로저스 감독으로선 반가운 승리였다.

인내와 노력, 리버풀이 변했다

누구에게나 변신은 무죄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흔히들 하지만 축구팀 역시 스타일의 변신을 존중받는다.

하지만 리버풀의 변신은 걱정이 많았다. 뼈대부터 고쳐야 하는 대수술을 로저스 감독이 짊어졌다. 시즌을 앞두고 로저스 감독이 부임하며 리버풀은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스완지를 이끌던 시절 간결한 패스를 기반으로 한 축구를 구사했던 로저스의 철학이 리버풀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오랜 기간 긴 패스에 익숙했던 리버풀이었다. 이로 인해 짧은 패스를 구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곳곳에선 갈등도 빚어졌다. 리버풀의 핵심 스티븐 제라드에 대한 딜레마도 생겼다. 훌륭한 중장거리 패스를 갖춘 제라드의 활용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문제가 해결되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시즌 중반부터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요 선수들의 복귀와 노력, 선수 영입이 신호탄이 됐다. 루카스 레이바가 오랜 부상에서 돌아와 중원에 무게감을 더했다. 비슷한 시기, 제라드는 더욱 후방으로 내려 서며 리버풀의 티키타카에서 자신에게 걸맞는 역할을 찾아냈다.

다니엘 스터리지와 펠리페 쿠티뉴의 가세도 한몫했다. 루이스 수아레스만으론 부족했던 공격진에 혈색이 돌았다. 활발한 동시에 기술이 좋은 두 선수의 존재로 더욱 활발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자연스레 패스 전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히 상대 진영에서의 연계플레이가 두각을 나타냈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좁은 공간을 침투하며 이전의 리버풀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기다림의 미학' 리버풀, 티키타카를 품다

최근 리버풀은 경기력을 통해 자신들의 변신을 증명하고 있다.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순위는 다소 불만이다. 승점 39점으로 리그 7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경기력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번 시즌 8위권 주요 팀들을 상대로 모두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패스 성공률이다. 특히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의 성공률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리버풀은 스완지를 상대로 5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패스성공률은 86%였고 상대 골문 앞에서 63%를 기록하며 스완지(37%)를 확실히 능가했다. 득점과정에서의 세밀한 마무리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가능한 수치다.

무엇보다 이번 경기 백미는 호세 엔리케의 세번째 골이었다. 후반 5분 리버풀은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구현했다. 출발은 왼쪽 측면이었다. 스터리지에서 부터 시작된 패스는 쿠티뉴-수아레스-엔리케-스터리지-엔리케로 물 흐르듯 이어지며 멋진 골장면을 연출했다.

티키타카라 하기엔 아직 부족한 부분은 있다. 강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 점도 아쉽다. 하지만 최근 탄력을 받기 시작한 변화는 시즌 후반기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스완지전 대승으로 리버풀은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유로파리그에서 완패한 설움도 날렸다. 이번 승리가 리버풀이 유종의 미를 거둘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포메이션, 기록표, 리버풀 (C) 후스코어닷컴,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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