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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에이 "해체가 아닌 10년의 기다림이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3.02.15 12:20 / 기사수정 2013.02.15 12:39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오래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만이죠?"

'섹시한 남자' 등 추억의 노래로 익숙한 추억의 4인조 혼성그룹 '스페이스 에이'가 10년 만에 가요팬 곁을 찾는 소감을 전했다.

1998년 데뷔한 스페이스 에이는, 파워 있는 여성 보컬의 음색과 남성 멤버들의 랩이 어우러진 혼성그룹이다. 특히 1999년에 발표한 2집 수록곡 '성숙', '섹시한 남자'와, 2000년 발표한 2.5집 타이틀 곡 '배신의 계절'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당시 동양적 느낌이 테크노 음악이라는 독특한 스타일,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섹시한 의상에서 한복을 연상시키는 의상까지 다양하게 바뀌는 무대 콘셉트 등으로 주목 받았다.

스페이스 에이는 2003년 멤버 개개인의 사정으로 활동을 접었다.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그룹이 되는 듯 했던 이들이 10년이라는 긴 침묵을 깨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멤버들은 "스페이스 에이는 해체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단지 계약 기간이 끝났을 뿐, 언제든지 다시 활동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멤버들은 컴백을 꿈꾸며 지내왔다. 오랜만에 보는 멤버들의 얼굴은 아직까지도 생기가 넘쳤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남성 멤버들은 쉽게 나이를 짐작하지 못할 만큼 동안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스페이스 에이 멤버 박재구(좌측), 한영준(우측)

"가수라는 음악의 끈을 포기했더라면 많이 늙었을 것 같아요. 바쁘게 살면서도 관리를 해왔습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언제든지 준비를 해야 된다고 생각했죠"(박재구)

박재구는 개인 사업을 하며 솔로 및 듀엣 앨범 등을 준비해왔다. 또한 그는 축구 선수로도 활동했다. K3 리그 '남양주 유나이티드'의 포워드로 활동했다. 한영준은 대학로에서 연기를 배우며 연극배우 생활을 했다.

이들은 지난 12월 29일 가수 더원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컴백 무대를 가지기도 했다. 당시 무대에서 관객은 세 번 열광했다. 처음 스페이스 에이의 이름이 불렸을 때, 그리고 이들이 '섹시한 남자'와 '성숙'을 각각 불렀을 때다. 이들의 이름과 노래가 아직까지 잊히지 않았다는 방증이었다.

컴백을 앞두고 언론과 첫 인터뷰를 갖는 스페이스 에이 멤버들의 표정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10년만이죠. 그 전에도 계속 앨범을 하자 하자 얘기 했는데, 각자 하는 일이 있어 뭉치지 못했습니다. 오래 기다린 만큼 새롭고 좋은 모습으로 '탁' 터트리고 싶습니다(박재구).

이렇게 모이게 된 첫 이유는 음악에 대한 끈을 놓기 못하고 멤버들이 서로 음악을 갈구 해왔기 때문입니다(한영준).



▲스페이스 에이 멤버 이시유(좌측), 도하린(우측)

당초 이들은 지난 해 8월 박재구, 한영준, 안유진 기존 3명의 멤버로 컴백할 예정이었지만 안유진이 개인 사정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에 여성 멤버 이시유(29)와 도하린(24)을 보강해 4인조 구성을 갖췄다.

8년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이시유는 파워와 감성적인 느낌을 겸비한 보컬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스페이스 에이의 메인 보컬을 맡았다. 국악을 전공한 도하린은 보컬과 랩 실력을 겸비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뮤지컬 배우를 하던 중 스페이스 에이의 메인 싱어로 전업했습니다. 준비돼 있는 오빠들 사이에서 우연치 않게 테트리스처럼 끼워 맞춰 들어온 것 같지만 가수로서 첫 도전인 만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이시유)

"팀에서 막내 역할을 맡고 있는 도하린입니다. 큰 오빠와는 거의 띠 동갑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데요. 처음엔 '초등학교 때 보던 스페이스 에이 오빠들과 활동한다고?'는 생각에 살짝 당황하기도 했어요(웃음)"(도하린)

새 여성 멤버들은 추억의 그룹 스페이스 에이에 합류한 감회가 남달랐다.

"스페이스 에이를 접했던 건 내 성장기 때였죠. 당시 전 노래방을 가면 항상 스페이스 에이의 노래에서 메인보컬 부분을 불렀어요. 지금은 내가 동경하던 부분에 타임머신을 타고 쏙 들어온 기분이에요"(이시유)

"스페이스 에이에서 키가 크고 서구적인 이미지의 여성 멤버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합류하게 됐어요. 알고 보니 예전 멤버인 루루 언니 자리였어요. 한 때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하기도 했고, 가수에 대한 꿈을 키워 왔습니다"(도하린).



도하린은 루루와 자신이 닮은 점을 묻자 "춤, 노래를 두루두루 잘 하는 점이 닮은 것 같다"며 웃었다.

메인 보컬이 바뀌어 팀의 느낌이 달라지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에 멤버들은 "보컬 톤의 차이는 약간 있을 수 있으나 가창력이나 느낌은 더 좋아졌다"고 반박했다. 깊이 있는 보컬 톤이지만 파워 넘치는 스페이스 에이의 느낌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메인 보컬 이시유는 "옛것을 지키되 나만의 색깔을 보일 예정이다. 예전 스페이스 에이 메인 보컬의 색깔도 좋았지만 내 음색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멤버들은 요즘 가요계에서도 스페이스 에이라는 그룹이 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걸그룹과 보이그룹 등의 아이돌은 많지만 오히려 실력 있는 혼성 그룹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가요프로를 보니 아이돌 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심지어는 혼성 그룹도 거의 없고, 우리가 하던 스타일의 댄스 음악도 없더군요. 이런 상황이 우리가 컴백을 결심하는데 작용했습니다."(한영준)

"예전 우리가 활동할 때는 '샵', '코요테'와 같은 혼성그룹이 많았죠. 방송에서도 서로 라이벌이라며 맞붙여 출연시키기도 했고요. 혼성그룹이 사라진 지금은 우리 색깔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두렵지 않아요. 오히려 걸그룹·보이그룹만 보던 세대에게는 오히려 신선해 보이는 면이 더 클 거라 생각합니다"(박재구)

이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자신들의 음악을 기억하는 팬들을 다시 찾는다는 마음이 강했다.

"지금 우리가 빅뱅이나 소녀시대를 깰 수 있겠어요(웃음)? 하지만 예전 음악 댄스음악을 갈구하던 분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를 해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한영준)

한영준은 "자신들의 평가는 대중들에게 맡기고 싶다"고 밝혔다. 대중들의 솔직한 반응을 받아들이고, 발전된 모습으로 계속 활동하겠다는 의미였다.

멤버들은 자신들이 엄연히 21세기에 활동하던 그룹임을 강조했다. 자신들도 인터넷에서 팬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활동한 가수라는 것이다.

"우리가 90년대 초나 80년대 말에 활동했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던데 완전히 달라요. 우리가 활동하던 시기는 2000년 초반이었습니다"(박재구)



21세기 그룹답게 이들은 컴백 선언 뒤 인터넷에 달린 댓글의 반응에도 신경을 썼다.

"우리가 컴백한다는 기사에 '나이트에서 보겠다'는 등 안 좋은 댓글이 많이 달렸다. 그만큼 우리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분 좋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컴백하는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박재구)

"예전 가수들이 컴백하면 '돈 없어서 컴백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음악이 좋아서 다시 컴백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컴백하는 가수들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한영준)

스페이스 에이는 컴백을 위해 자신들의 대표곡 '섹시한 남자'를 요즘 감각에 맞게 편곡해서 들고 나왔다. '섹시한 남자'가 컴백 타이틀 곡인 셈이다. 또한 '카멜레온'이라는 신곡도 준비했다. '카멜레온'은 트로트의 느낌이 살짝 가미된 중독적인 후렴구와 세련되고 깔끔한 편곡이 돋보이는 댄스곡이다.

컴백 앨범 수록곡에 대해 멤버들은 "예전 스페이스 에이의 향수와 요즘 트렌드를 동시에 가졌다"고 소개했다. 10년 전 스페이스 에이의 음악을 듣던 세대가 들어도 괜찮고, 요즘 젊은 세대들이 들었을 때도 '옛날 곡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오랜 기다림 만큼이나 스페이스 에이 멤버들의 컴백에 대한 열망은 커진 상태였다. 이들은 10년의 시간 동안 자신들을 기다려 준 팬들을 생각해 왔으며, 음악적으로도 한층 성장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시유는 "스페이스 에이 답게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으로 관객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고, 도하린은 "스페이스 에이라면 오빠들의 얼굴은 기억 못하시더라도 음악은 다들 기억하실 것이다. 컴백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영준은 "오랫동안 기다려 주셨던 분들의 기대에 부족하지 않도록 더 성장된 모습을 보이겠다"며, 맏형 박재구는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10년 뒤에도 똑같이 기억에 남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스페이스 에이는 2월 21일 '섹시한 남자'와 '카멜레온' 음원을 발표를 시작으로, 방송 활동에 들어간다. 이들은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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