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김형민 기자]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박지성에게 주어졌던 시간은 단 7분.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분명한 건 박지성의 생존게임은 아직도 진행중이란 점이다.
박지성이 교체출전했다.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에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출격했다. 이번에도 교체투입이다. 후반 44분 박지성은 에스테반 그라네로와 교체돼 약 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7분이란 시간은 턱 없이 짧았다. 무언가를 보여줬으면 했던 박지성으로선 시간의 흐름이 야속하기만 했다. 볼터치 횟수도 거의 없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한 박지성은 수비를 두텁게 하는 팀의 전략에 따라 수비에 주로 치중했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해리 레드냅 감독은 수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박지성을 출격시켰다. 0-0으로 진행되고 있던 상황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무승부란 결과는 QPR로서도 나쁘지 않았다. 무승부에 대한 확신이 생긴 레드냅 감독은 박지성을 공격 2선에 배치, 전방 압박에 힘을 불어 넣고자 했다.
희망을 가질 만한 교체 출전이었다.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던 박지성으로선 반길 만한 7분이다. 입지가 불안했다. 지난 MK돈스와의 컵대회 경기이후 레드냅 감독이 이례적인 비판을 가해 박지성의 위기설이 도졌다. 향후 행보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전망도 조심스레 나왔다.
하지만 이번 출전으로 그간의 위기설은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체 출격으로 아직 레드냅 감독의 구상 속에 박지성이 있음을 입증했다.
또 달리 해석하면 7분 출전은 그리 달갑지 않다. 향후 박지성이 펼쳐야 할, 힘겨운 경쟁의 예고편에 더 가깝다. 후반 막판 교체투입은 '시간 보내기용' 꼼수의 의미도 가졌다. 레드냅 감독은 0-0 스코어를 유지하기 위한 술수로 경기 말미 세명의 교체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이 가운데 박지성도 포함됐고 의미있는 출전이라기보다 '시간 보내기용'이란 해석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또한 수비에 국한된 박지성의 역할론이 아쉽다. 이번 경기에서 뛴 7분동안에도 박지성의 역할은 수비였다. 경기를 무실점으로 끝내고자 하는 팀의 전략대로 움직였다. 이러한 모습은 레드냅 감독 부임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선발이든 교체든 박지성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수비였다.
이는 박지성의 주전경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한된 활용 탓에 출전시간은 들쑥날쑥해졌다. 공격에 대한 감각도 다소 사라진 분위기다. 위기와 희망의 경계에 놓인 박지성이 이번 '7분 출전'을 분위기 반전의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박지성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