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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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 워쇼스키, 당신의 새 삶을 응원합니다 ('무릎팍도사')

기사입력 2013.01.04 07:24 / 기사수정 2013.01.04 07:25

임지연 기자


라나 위쇼스키 감독 성전환 후 심경 고백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새 삶을 열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된 이유와 어린 시절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놨다.

뛰어난 상상력과 영상미로 사랑받았던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와 비가 출연해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진 영화 '스피드레이서'의 감독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남매가 3일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언어의 장벽을 통역으로 무너뜨린 두 감독과 강호동을 비롯한 MC들은 시종일관 유쾌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래리 워쇼스키가 라나 워쇼스키로 변신하게 된 사연이다. 지난 해 7월 '클라우드 아틀라스' 홍보 영상에서 처음 성전환 후 모습을 드러낸 라나 위쇼스키는 같은 해 9월 제 37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한국이 낯선 그에게 던져진 솔직한 질문에 라나 위쇼스키는 답변 앞에 짧은 공백을 보였다. 이에 그의 모습을 지켜본 이들 중 두근거림을 느낀 사람도 있었을 터. 그만큼 가장 사적이고, 예민하다고 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내 마음을 다잡은 듯 라나 위쇼스키는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꼈다. 내가 성별을 바꾼다면, 영화감독과 각본가의 꿈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성적 소수자니까"라고 운을 떼며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라나 감독은 "나는 우울한 10대를 보냈다. 어울릴 곳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느 날 자살을 결심했고, 긴 유서를 썼다. 기차역에 가서 뛰어들 작정이었는데, 갑자기 어떤 낯선 사람이 나타났다. 우리 할머니 같은 안경을 쓴 사람이었는데 그는 뭔가 본능적으로 쳐다봤다. 그 사람 앞에서 자살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다. 혼자였다면 뛰어 내렸을 것"이라고 자신의 과거를 덤덤히 전해줬다.

이에 MC 강호동이 "라나의 고백을 통해 많은 이들이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진심이 담긴 표정으로 전하자 라나와 앤디 워쇼스키는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감사하다. 우리가 언론에 더 많이 나오고자 한 것도 그 이유다"라고 답했다.

그의 선택에 가족들의 반응 역시 궁금했다. 이에 라나 감독은 "엄마에게 먼저 알렸는데, 먼저 이상함을 느끼고는 '내가 당장 갈게'라고 하시고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에서 호주로 날아왔다. 당신의아들의 잃을 것 같은 느낌에 엄마가 무서웠다고 하셨다. 그런데 아들을 만나, 어머니가 아들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된 것이다"라고 전했다.

함께 출연한 동생 앤디 워쇼스키에게도 라나의 선택에 대해 물었다. 앤디 감독은 "라나가 수술했다고 다른 사람이 됐다는 건 미친 생각이다. 내면이랑 외면의 갈등이 없어져 조금 더 편해졌을 뿐이다"며 "누나는 더 행복하다. 그래서 나 역시 행복하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라나 워쇼스키는 성전환 후 지난해 10월 2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권 캠페인에 참석해 연설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인권 연설하면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내가 새로운 삶을 열어줄 수 있을 거라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앤디 워쇼스키는 "잘했어 누나"라며 그의 어깨를 따뜻하게 안아 줘 훈훈함을 자아냈다.

타국에서,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의 고백을 덤덤히 또 따뜻하게 털어놓은 라나 위쇼스키. 누가 그의 이야기에 따뜻한 박수를 아낄 수 있을까. MC 강호동은 "라나 위쇼스키를 지지한다"며 엄지 손가락을 척 들어보였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M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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