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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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 러시앤캐시, '가능성의 팀'에서 '강팀'으로 진화 중

기사입력 2012.12.28 02:2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처음 현대캐피탈에 왔을 때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곳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때만큼 심각하지는 않더군요."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은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벌판으로 나가고 싶은 의지가 존재해야만 한다. 그동안 러시앤캐시 드림식스는 '주인 없는 구단' '선장은 없고 항해사들만 존재하는 팀' '가능성만 존재하는 팀'으로 인식돼왔다.

이러한 꼬리표를 떼기 위해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정신 상태'를 새롭게 바꾸는 것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은 선수들에게 '프로의식'을 강조했다. 코트에 나서면 죽기 살기로 몸을 던져야함을 강조했다.

2라운드 중반부터 러시앤캐시 선수들의 눈빛은 달라졌다. 김호철 감독의 조련을 받은 그들은 '패배 의식'을 버리고 '지더라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으로 무장했다. 이러한 노력은 생각보다 조금 더 일찍 결실을 맺었다.

김 감독은 "초반 돌풍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1,2라운드는 전패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3라운드부터는 조금씩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예언은 적중했고 강팀들을 연달아 침몰시켰다.

가능성은 현실로 발휘되어야 값어치를 지닌다

김 감독은 "드림식스는 항상 가능성의 팀이란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실제로 발휘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창단 멤버인 신영석 역시 "이제는 가능성의 팀이란 꼬리표를 떼고 싶다"고 말했다. 구단의 지원 없이 프로선수로 나선다는 것은 매우 힘들 일이다. 무엇보다 팀 전력에서 가장 중요한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2년이 넘도록 팀을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해 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코트에 나섰다. 여기에 전 감독과의 불화로 팀 내 분위기가 최악의 상황에 치닫는 시련까지 겪었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러시앤캐시는 마침내 비상했다. 호랑이 감독으로 알려진 김 감독은 "코트 밖에서는 예전보다 부드러워 질 수 있다. 그러나 코트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예전과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지도 방침을 얘기했다.

시즌이 열리기 전 인하대 체육관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던 김 감독은 "대충하려면 이 팀에서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선수들은 김 감독의 지도방침에 따랐고 시간이 흐르면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슈퍼스타'는 없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장점

볼을 어디에 올려도 득점을 올려줄 선수들이 존재한다는 점. 주전 선수가 고르게 좋은 신장을 갖췄다는 점. 그리고 젊다는 점. 러시앤캐시의 장점들이다. 이러한 장점들은 지난 시즌까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도 뒷심 부족으로 패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러시앤캐시는 올 시즌 이러한 군더더기를 털어냈다. 27일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는 무려 2시간27분동안 진행됐다. 서로 치열하게 점수를 주고받은 두 팀의 승부는 끝까지 예상할 수 없었다.

그동안 이러한 승부에서 러시앤캐시는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고비처에서 발휘하는 집중력이 향상됐다. 볼에 대한 집중력이 살아나다보니 수비가 좋아졌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블로킹을 잡아내는 근성도 생겼다.

러시앤캐시의 다미는 올 시즌 V리그에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 사정이 어렵다보니 이름값이 높은 선수를 데려올 수 없었다. 다미는 지명도는 떨어졌지만 팀에 녹아들었고 연패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슈퍼스타는 없지만 좋은 공격수들이 많은 러시앤캐시에서 다미는 국내 선수들의 지원을 받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 다미는 가스파리니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끝내 승리했다.

'가능성의 팀'은 '강팀'으로 진화하고 있다. 2라운드에서 삼성화재를 3-0으로 완파했지만 아직 러시앤캐시가 갈 길은 멀다. 시즌 내내 꾸준하게 승률을 높여야한다. 또한 플레이오프 같은 큰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팀워크도 필요하다. 러시앤캐시는 아직 강팀으로 완성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 = 러시앤캐시, 김호철, 다미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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