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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볼 러브레터⑤] 양효진 "대표팀 막내 희진이, 넌 우리의 희망"

기사입력 2012.12.27 12:24 / 기사수정 2012.12.27 12:27

조영준 기자


[편집자주] 지난여름 한국 여자배구는 기나긴 동면에서 벗어나 런던 하늘 높이 비상했다.

36년 만에 달성한 '올림픽 4강 신화'는 배구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비록 동메달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강호들을 상대로 명승부를 펼쳤다.

5월초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 모인 12인의 '태극 낭자'들은 동일한 목표를 향해 진군했다. 모진 파도와 비바람이 닥쳤지만 모든 것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었다. 이러한 원동력은 하나로 뭉친 끈끈한 '동료애' 때문이었다. 선수 대부분이 "우리는 자매 같다"라고 말한 이들의 추억을 되돌아보기 위해 12인이 서로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코너를 마련했다.

다섯 번째 러브레터 - 양효진(23, 현대건설)이 김희진(21, IBK기업은행)에게 보내는 답장



▶ 겁 없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의외로 여렸던 동생


대표팀 막내 희진이에게. 이렇게 너한테 편지를 쓰게 될 줄 몰랐는데 생소하다. 우선 지난달에 보내준 네 편지 잘 받았어. 근데 희진아. 소희 언니라는 말은 아무데나 쓰는 게 아니야. 내가 원더걸스 팬들한테 욕먹어야 속이 시원하겠니?

대표팀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어색했었지. 말도 별로 안했고 서로의 벽이 느껴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앞의 장벽이 하나 둘 씩 무너졌어. 런던 올림픽을 함께 준비하면서 정말 가까워진 것 같아 너와 친해지게 된 점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처음 봤을 때는 네가 새침할 것 같았는데 함께 지내다보니 많이 친숙해졌어. 개그스러운 면도 있고 여린 면도 있었는데 이렇게 의외의 모습에 정이 갔던 것 같아.

특히 노래방에서 놀 때 너의 모습…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어 하하하.



▶ 내가 외모 순위 9위라고?


그런데 내 곱슬머리에 실망했니? 비가 오면 더 심해지기는 건 사실이야. 그래서 비행기 안에서 외모 순위 정할 때 내가 9위라고? 드라이 잘하면 괜찮단 말이야 다음에도 외모 순위 정하면 그 때는 꼭 순위 올려줘야 해.

이번 올림픽 때 우리 느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엄청 많은 것 같아. 이렇게 멋진 시합을 할 수 있어서 감동도 많이 받았지.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값진 것들을 많이 얻은 것 같아.

시즌에서는 적으로 만나게 됐지만 서로 최선을 다하면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 런던에 다녀온 뒤 더욱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어. 우리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꼭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하자!

쉬지도 못하고 시즌에 바로 들어가서 지쳤을 텐데 몸 관리 잘하고 언제나 힘 내.

[사진 = 양효진, 김희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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