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뇌부보다 팬들이 먼저 등을 돌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3일 스페인 말라가에 위치한 라 로살레다 경기장에서 열린 말라가와의 2012-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7라운드에서 2-3으로 패했다. 벌써 올 시즌에만 4번째 리그 패배다. 라이벌인 FC바르셀로나가 17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는 사이 7경기에서 발목을 잡힌 레알 마드리드는 10승 3무 4패(승점33)에 그치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고 있다.
부진한 성적도 문제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현지 팬들은 무리뉴 감독의 이해 못 할 선택에 더욱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말라가전에서 팀의 주장이자 상징인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를 후보로 내렸다.
무리뉴 감독이 경기 후 '전술적인 이유'로 카시야스를 출전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믿는 이는 없다. 이 같은 선택에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고 동료인 세르히오 라모스도 "카시야스는 우리의 주장이다.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것에 우리도 놀랐다"고 항변할 만큼 논란이 되고 있다.
평소 페레스 회장이 카시야스와 돈독하고 무리뉴 감독과 불화가 끊이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이 사건으로 무리뉴 감독이 마드리드 생활을 마치게 될 것이란 전망이 현지 언론을 통해 나오는 가운데 스페인 일간지 '아스'의 설문조사는 이러한 예상에 힘을 실어준다.
아스 인터넷판은 23일과 24일에 걸쳐 현지 팬들을 대상으로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그만둘 것으로 보이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6만 8천 명에 가까운 독자가 참여한 가운데 무려 93%에 달하는 6만 3천 명이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스는 "팬들은 무리뉴의 이번 행동이 페레스 회장의 인내심을 바닥까지 떨어뜨렸을 것으로 봤다"고 해석했다. 팬들의 호불호는 어떨지 몰라도 스페인 현지는 레알 마드리드와 무리뉴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무리뉴는 아스와 인터뷰를 통해 "내 양심을 걸고 카시야스의 벤치는 전술적인 이유였다"고 주장하며 "감독직에 대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나 스스로 사임하지 않을 것이고 경질도 없다"고 못박았다.
[사진 = 무리뉴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