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거미손' 이운재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며 자신의 승부차기 비법을 공개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비법은 없었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는 것 뿐이었다.
이운재는 17일 서울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1996년 수원 블루윙즈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이운재는 15년 치열한 전쟁을 마무리했다.
2002년 여름, 월드컵 8강에서 스페인을 침몰시킨 승부차기 선방이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이운재는 승부차기와 인연이 꽤 깊다. 굳이 한일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이운재는 2004년 K리그 챔피언결정전, 2007년 아시안컵 3-4위전, 2009년 FA컵 결승 등 영광의 순간에는 항상 승부차기 선방이 함께 했다.
이운재도 은퇴하는 자리에서 "승부차기와 인연이 많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승부차기 비법을 털어놨다. 중요한 것은 정신력임을 강조했다.
그는 "솔직하게 비법은 없다. 마음을 요동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을 했을 뿐이다"며 "상대방 키커로 실수를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마음의 평점심을 가지다보니 선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서 "지금 후배들에게 내 노하우를 가르쳐줄 수가 없다. 내 방법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만 효과가 나온다"고 말하며 "나는 10~20%가 훈련이고 나머지는 모두 마인트컨트롤이었다. 마음을 다 잡는 것이 막을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줬다"고 돌아봤다.
최근 들어 유럽 선수들을 중심으로 승부차기에서 파넨카킥이 유행하는 것에 대해 이운재는 "요새는 선수들이 가운데로도 잘 차더라. 예전에는 왼쪽과 오른쪽 2군데만 막으면 됐는데 요새는 3군데를 막아야 되서 힘들게 됐다"며 후배들의 고충에 너털웃음을 지었다.
[사진 = 이운재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