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문로, 조용운 기자]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영표(밴쿠버 화이트캡스)가 K리그를 향해 날 선 일침을 가했다.
이영표는 13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가든플레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연장과 은퇴 기로에서 결정한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환한 얼굴의 이영표는 "은퇴를 기다리는 것 같은데 안 기다리셔도 된다"는 농담과 함께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1년 더 선수 생활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영표가 현역 연장을 결정한 이유는 밴쿠버의 지원이 흡족했기 때문. 이영표는 "마케팅과 팀 운영에 관심이 관심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클럽으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았다"며 "밴쿠버에서 행정과 마케팅 전 분야에 걸쳐서 배울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은퇴하려는 이유가 배움이었는데 이것이 해결돼서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국내로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영표는 다양한 해외리그를 경험한 것을 토대로 K리그의 문제점을 가감 없이 지적했다.
이영표는 "한국의 팬들은 대표팀 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K리그는 가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꼬집으며 "K리그를 보러 갈 목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왜 경기장을 찾아야 하는지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관중은 이유 없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내게 한국시리즈 7차전 VIP 티켓과 미식축구 슈퍼볼 결승전 티켓이 주어졌다고 치자. 그런데 내게 다른 할 일이 생겼다면 나는 한국시리즈와 슈퍼볼을 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내겐 이 경기들을 가서 봐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며 "이것처럼 K리그는 마케팅을 통해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 이유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한국은 이 점이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영표는 MLS의 마케팅 예를 들며 K리그 구단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시적점부터 다르다. 실제로 MLS에서는 경기 중에 지고 있는 팀과 인터뷰를 한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미국에서는 시청자가 궁금해하기에 인터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단순히 이기고 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팬들을 오게 하는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줘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것은 미국의 방식이고 한국 축구가 가진 방향과 타협점을 찾는다면 한국만의 방향으로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사진 = 이영표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