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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배구人] 한송이, "리그 우승-인천AG 金위해 다시 뛴다"

기사입력 2012.12.07 00:5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 선수로서 최고의 명예인 올림픽 메달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조금만 더 앞으로 나가면 손에 잡힐 듯 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낸 한송이(28, GS칼텍스)의 꿈은 눈앞에 다가왔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36년 만에 올림픽 4강 진출의 신화를 쓴 업적은 '메달 획득'의 기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그러나 꿈을 붙잡을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2011~2012 V리그 정규 시즌을 모두 소화한 한송이는 곧바로 충북 진천선수촌에 합류해 2012 런던올림픽 예선전을 치렀다. 런던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긴 그는 곧바로 수원컵대회에 출전해 MVP에 등극했다. 그리고 휴식 없는 행군은 계속 이어졌다.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 출전했고 곧바로 2012~2013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전력 상승된 GS칼텍스,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왔다

올해 내내 '살인 같은 일정'이 이어졌지만 묵묵히 소화해내며 주저앉지 않았다.

"체력과 몸 상태가 문제가 없다면 말이 안 되죠.(웃음) 제가 로봇도 아니고 힘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고 잠시 휴식을 취할 기회를 감독님이 주셨어요. 시즌이 시작된 만큼 새로운 목표를 향해 뛸 예정입니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명성이 자자한 선수들이 모였지만 해결사가 부족했다. 하지만 4년 만에 '특급 용병'인 베띠(25, 도미니카공화국)가 합류했고 좋은 신인들도 가세했다. 여기에 팀의 주축인 한송이와 정대영(31) 그리고 이숙자(32)도 건재하다.

"올 시즌은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아요. 전체적인 팀의 모양세가 갖춰졌죠. 팀에 적응하는 점은 힘들지 않았지만 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점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이)숙자 언니 그리고 (정)대영 언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여름동안 열심히 준비했어요. 한층 향상된 시스템에 저희가 들어갔다고 봅니다."

믿음직한 베띠의 가세도 팀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지난 시즌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문제로 인해 시련을 겪었다. 4년 전 V리그를 평정한 경험이 있는 베띠는 GS칼텍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베띠는 지난 4일 열린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송이의 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슈퍼루키' 이소영(18)이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에 절망적이지 않다.

"(이)소영이는 굉장히 당차고 열심히 하는 선수에요. 성격도 밝고 매사에 긍정적이죠. 선배 사이에 있으면 의기소침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것 없이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아쉬움. 2년 후에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풀겠다


대표팀에서 화려하게 부상한 이는 김연경(24, 터키 페네르바체)이었다. 그러나 한송이의 희생적인 플레이도 묵묵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일부 배구 팬들의 비난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꿋꿋이 일어나 집중력을 가다듬었다.

배구 전문가들의 칭찬이 한송이의 힘이 되기도 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주역인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은 "김연경은 원해 잘하는 선수였다. 나머지 선수들 중 한송이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4강 진출 최고의 주역은 한송이다"라고 칭찬했다.

"저를 인정해주신 분들에게 정망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제가 하는 일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데 선배님의 말씀이 힘이 됐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올림픽 메달 후보인 이탈리아를 꺾은 한국은 36년 만에 4강에 안착했다. 동메달 결정전의 상대는 '숙적' 일본이었다. 모든 것이 해피엔딩으로 가는 듯 보였지만 마지막 계단을 남겨놓고 주저앉았다.

"지금도 그 경기(동메달 결정전)를 생각하면 너무 속상해요.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아직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기에는 부족하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일본은 정말 철저하게 대비를 하고 나왔어요. 일본의 스텝은 선수만큼 많은데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폭적인 지원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죠. 하지만 우리가 패한 첫 번째 이유는 스스로가 경기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선수의 기량이 발전하는 만큼 시스템도 향상돼야 한다고 봅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평생의 꿈을 놓쳤지만 올림픽 4강까지 갔던 여정은 매우 특별했다. 런던의 꿈은 놓쳤지만 아직 이룩해야할 꿈은 남아있다. GS칼텍스의 리그 우승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우승을 하려면 시즌 마지막까지 갈 수 있는 체력과 몸 관리가 중요합니다. 개개인의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죠. 처음부터 끝까지 잘 준비해 꼭 우승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런던올림픽의 꿈은 놓쳤지만 마지막 꿈이 남아있어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명예롭게 대표팀에서 은퇴하는 것이 마지막 꿈입니다."

배구 동반자이자 특별한 친구인 친언니 한유미(31, 전 인삼공사)는 이제 코트에 없다. 지난 가을 은퇴를 선언한 그는 새로운 인생을 설계 중이다.

"언니의 은퇴를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많아요. 한편으로는 좋은 시기에 은퇴를 한 것 같습니다. 은퇴를 한 뒤 언니와의 사이가 더욱 좋아졌어요. 언니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다보니 만나는 횟수도 늘었죠. 언니는 항상 저에게 큰 힘이 되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사진 = 한송이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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