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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귀환' 놓치면 안 될 3가지 포인트

기사입력 2012.12.06 04:39 / 기사수정 2012.12.06 04:3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루고 세계 정상에 서본 이의 태도는 남달랐다. 여유로움이 넘쳤고 결과에 대한 압박감도 잠재우고 있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22, 고려대)가 1년8개월의 침묵을 깨고 경쟁 무대에 몸을 내던졌다. 김연아는 5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리는 2012 NRW트로피에 출전하기 위해 5일 출국 길에 올랐다.

지난 7월 선수생활 연장을 선언한 그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훈련에 임했다. 김연아의 훈련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피겨 관계자의 증언과 함께 훈련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목격담이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전성기와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도르트문트로 향하는 김연아는 담담하고 신중했다. 오랜만에 출전하는 경쟁대회인 만큼 무리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보였다. 김연아는 내년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회에 출전할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독일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술 최저점 돌파

2012~2013 시즌부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준이 변경됐다. 캐나다 행 티켓을 거머쥐려면 기술점수(TES)에서 최저 기준점을 넘어서야 한다. 김연아가 출전하는 여자 싱글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28점 프리스케이팅은 48점을 돌파해야 한다.

김연아가 가장 최근에 출전했던 경쟁대회는 지난해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1 세계선수권대회다. 이 대회에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기술점수 32.97점을 받았다. 또한 프리스케이팅에서는 61.72점을 획득했다.

그동안 김연아가 보여준 기량을 생각할 때 최저 기술점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를 두 번 이상 실패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김연아의 메인 코치로 활동하는 신혜숙 코치는 "전혀 방심할 수 없다. 쇼트프로그램의 경우 점프에서 실수가 나온다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연아는 예전에 선보인 기술을 그대로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김연아 스스로도 "기술 구성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 트리플 살코+더블 토룹 더블 악셀+더블 토룹+ 더블 룹 등을 구사했다.

이러한 기술을 무난히 수행하면 최저 기술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는 그동안 쇼트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자신이 쇼트프로그램에서 발휘한 집중력을 다시 한번 재현할 왔다. 2분40초 동안 흔들림 없이 경기에 녹아든다면 최저 기술점 돌파는 물론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 점수까지 바라 볼 수 있다.



베일에 가려진 뱀파이어와 코제트의 모습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것은 김연아의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올 시즌 쇼트프로그램인 '뱀파이어의 키스'와 롱프로그램인 '레미제라블'의 초연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철저한 보안 속에 완성됐기 때문에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연아의발언과 곡의 분위기를 통해 프로그램의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은 "뱀파이어라는 소재와 아름답고 매혹적인 음악이 김연아와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 신비로우며 위험한 느낌을 담고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뱀파이어에게 물리는 여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쇼트프로그램은 짧은 시간동안 보는 이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2분40초란 짧은 시간동안 모든 것을 압축해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연아는 여자 싱글 선수들 중 쇼트프로그램의 특성을 가장 잘 살렸고 강렬한 연기에 녹아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죽음의 무도-제임스 본드 메들리의 계보를 이를 프로그램으로 전망된다.

또한 프리스케이팅 곡인 레미제라블은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김연아는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미스 사이공'을 연기한 경험이 있다. 김연아는 "영화나 뮤지컬에서 사용된 음악을 중심으로 선택하고 싶었다. 그 중 레미제라블을 선택하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미스 사이공을 연기할 때 김연아는 17세의 소녀였다. 22세의 여인이 된 그는 레미제라블의 여주인공인 코제트에 도전하게 됐다.



'명품 점프'는 여전히 건재?


피겨는 기술과 안무 그리고 스케이터가 갖춘 개성이 어우러지는 종합 스포츠다. 신 채점제가 도래하면서 고난도의 점프만으로는 세계 정상에 오르기 어려워졌다. 김연아가 가장 성공한 이유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명품 점프'를 빼놓을 수 없다. 정교하면서도 남자 스케이터와 비견될 만큼 퀄리티를 지닌 김연아의 점프는 피겨의 교과서로 여겨졌다. 김연아가 떠난 이후 트리플 러츠와 플립이 들어간 3+3 점프는 좀처럼 보기 어려워졌다.

그동안 김연아의 점프는 아이스쇼에서 관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쟁대회에서 펼치는 점프와 공연에서 선보이는 점프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전 대회를 위한 몸을 만든 뒤 빙판을 박차고 오르는 점프는 공연 때의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실전대회를 위해 점프 연습에 박차를 가했던 김연아는 스핀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 스핀은 휴식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점프보다 더 소화하기 힘들어졌다. 유연성이 남들보다 좋은 것도 아니다 보니 변형 자세가 어려웠다. 스핀 구상할 때도 어려움 있었고 소화하는데도 어려움 있었다. 하지만 계속 연습을 하다 보니 잘 할 수 있었다. 실수를 조금만 해도 점수 깎인다. 실전에서는 더욱 집중력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의상과 올 시즌 점수도 대중들의 관심사다. 이번 NRW트로피는 최저 기술점을 받아야하는 과제가 있지만 경쟁에 대한 부담은 없다. 현재 여자 싱글 정상권에 오르는 스케이터들이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에 대한 부담감은 버리고 자신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실전 대회 감각을 익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김연아는 "후회없이 열심히 준비했다. 긴장감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연습을 하다 보니 잘 되더라"는 말로 자신의 준비 과정을 요약했다.



[사진 = 김연아, 류종현, 신혜숙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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