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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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P]프로야구 전북이 꿈꾸는 10구단은 히로시마?

기사입력 2012.12.06 15:51 / 기사수정 2012.12.16 15:59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최근 프로야구팬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10구단 창단 문제다. 9구단 체재의 일정문제가 불거지며 10구단 창단이 속히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10구단 창단을 노리는 지자체는 수원과 전라북도다. 수원은 통신사 KT와 협약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하나의 10구단 후보 전라북도는 지역 기업들의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컨소시엄 구단은 야구에서 다소 생소하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컨소시엄 구단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바로 히로시마 도요카프다.


히로시마는 창단 당시부터 지자체, 지역기업이 결합 되 운영됐다. 특히 히로시마 내 연고기업인 마츠다 그룹이 지주회사로 참여하고 기타 중견기업들이 운영을 돕고 있다. 전북이 꿈꾸는 컨소시엄 형태의 히로시마는 어떤 구단일까?


현재 센트럴리그에 참여중인 히로시마는 1949년 원자폭탄 피해를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지자체와 지역기업들이 뭉쳐 창단됐다. 대주주로 참여한 마츠다는 당시 동양공업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구단 명칭은 대주주 기업을 우대해 히로시마 동양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뿐만 아니라 히로시마 시민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운영을 시작했다. 시민구단 운영을 하고 있지만 실제 재정적인 측면에서 축구에서 볼 수 있는 시민 공모주는 없다. 마츠다 그룹의 회장이 히로시마의 구단주를 맡아오며 사실상 기업 구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이 시민구단인 진짜이유는 따로 있다. 히로시마 창단 초기는 축구의 시민구단과 같은 형태였다. 구단 사안에 대해 이사회의 결정이 필요하고 사외 이사를 둬 감사를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야구 종목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다. 재정 수입 역시 입장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히로시마는 재정난에 시달렸다.


이 부분에서 마츠다 그룹의 대단한 결정이 내려졌다. 시민구단을 버릴 수 없기에 마츠다가 양보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마츠다는 많은 재정을 지원하지만 메인 스폰서 이상의 권리는 포기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전통은 60년 이상 내려와 마츠다는 재정지원 외 독자적인 의사 결정권을 가지지 않는다.


현재 히로시마의 의사 결정권은 히로시마 지자체장, 시민 후원회, 히로시마 체육회, 컨소시엄 기업 대표가 가지고 있다. 마츠다는 컨소시엄의 일부일 뿐이었다. 마츠다의 양보 결정은 기업 경영에 있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마츠다의 선례에 따라 이후 컨소시엄 참가 기업체들은 대표자 1명 외 스폰서 이상의 권리는 없다.


이 같이 절제된 컨소시엄으로 히로시마는 60년 이상 시민구단 형태를 유지하게 됐다. 기업체들이 욕심을 버리고 권리는 연고지에게 돌려주며 명확한 시민공동체를 만들어 간 것이다.


일본야구의 명예의 전당 등재자인 도요타 야스미츠는 자신의 저서 ‘누가 프로야구를 죽였는가?’를 통해 히로시마의 성공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컨소시엄이 욕심을 버리고 지자체, 시민들에 권리를 줬다. 배가 산으로 갈일이 없어진 것이다”라며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하지만 재정적인 측면에서 부유하지 못하다 마츠다를 제외한 컨소시엄 기업은 모두 지역 중견기업으로 많은 액수를 지원 할 수 없다. 또 히로시마의 컨소시엄 가입 규정에는 ‘가입 후보 기업의 자본금 일정 퍼센트 이상은 지원받지 않는다’라고 써있다. 구단과 기업 사이에 미리 선을 긋는 것이다.


서로 부담을 주지 않고 시민들에게 구단을 맡긴 히로시마는 2012시즌 기준으로 3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재정 부담으로 FA선수 영입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약소 구단도 프로야구를 운영한다라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특히 최근 키무라 타쿠야가 주연 중인 일본드라마 ‘프라이스리스’에는 히로시마가 등장해 기업경영과 상생, 공존에 대한 교훈을 준다.


한국프로야구에선 조만간 전북의 10구단 창단 청사진이 공개될 예정이다. 서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던 기업들이 모이면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다. 10구단 창단이 어느 지역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전북이 전북도민, 더 나아가 야구계와 팬들에게 어필하려면 감동을 줄 요소가 필요하지 않을까.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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