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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가 궁금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 ① (인터뷰)

기사입력 2012.11.29 01:46 / 기사수정 2012.11.30 18:54

EP앨범 'Open Run' 발표…마음 속 불꽃 꺼지지 않았으면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어딘가에서 묵묵히 계속 걸어왔던 한 밴드의 발자취가 담겨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신재평)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라는 슬로건과 함께 페퍼톤스(Peppertones)라는 이름으로 2004년 첫 앨범을 발표한지 어느덧 8년.

그들에게 올해는 유난히 바쁜 해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꾸준한 공연 활동은 물론, 올 4월 발표한 4집 'Beginner's Luck'에 이어 지난 15일 발표한 EP앨범 'Open Run'까지 한 해에만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는 '부지런함'을 보였다.

쉼없이 바쁘게 달려온 시간이었기에 조금 지칠 법도 하지만, 마음속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고 쭉 가져가고 싶다고 말하던 이들.

조금은 느릿느릿 얘기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게 만들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밴드 페퍼톤스의 두 멤버, 신재평과 이장원을 만났다.



'Open Run' 페퍼톤스의 새 앨범 이야기

데뷔 이후 앨범 발매와 공연 활동으로 꾸준히 움직여온 이들이지만, 한 해에 두 장의 앨범을 내는 것은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던 '의외의 행보'였다.

"4집 연장선상에 있는 음반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4집 내고 나서 올해가 가기 전에 연작의 느낌으로 앨범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공연하면서도 틈틈이 곡을 썼죠. 새로 쓴 곡이 세 곡, 기존에 만들어뒀던 두 곡을 재정비해서 발표하게 된 게 이번 음반이에요" (신재평)

'Open Run'이라는 앨범 제목 역시 눈에 띈다. 제목에 특별한 뜻이 있냐고 묻자 이장원의 작품이라고 신재평이 귀띔한다.

"평소에 뭔가 대단하게 이름 짓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요.(웃음) 'Open Run'이라는 게 연극이나 뮤지컬에서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공연 할 때 쓰는 말이잖아요. 제게 2012년은 공연을 참 많이 했던 해였어요. 이번 앨범에도 그 때 느꼈던 것들을 담아냈죠" (이장원)

"처음 들었을 때는 열려 있는 곳을 달려간다는 뜻인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뮤지컬에서 쓰는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재미있기도 하고, 저희와 잘 어울리는 말 같아요"(신재평)

타이틀곡 '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와 '계절의 끝에서', 'furniture', '신도시', '검은 우주' 등 총 다섯 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서는 4집에서와 마찬가지로 밴드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페퍼톤스와 함께 합을 맞추고 있는 신승규(드럼), 양태경(건반), 재인(일렉기타)과의 호흡이 한 몫을 했다.

"다들 말이 정말 잘 통하는 사람들이다보니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작업이 잘 진행됐죠. 녹음 시작해서 믹싱, 마스터링까지 3주 만에 모든 과정이 끝났어요. 성큼성큼 진행된 느낌? 다섯 명이 오래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신재평)

이어 앨범 수록곡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번 EP앨범의 다섯 곡들은 겹치는 느낌이 거의 없을 거예요. '계절의 끝에서'에는 올 해 우리가 살았던 느낌을 담았고요. 'furniture'는 실제로 제가 이사하면서 느꼈던 이사철의 시큰한 감정을 담아봤어요. 아주 현실적인 노래죠. 나머지 세 곡들에는 'Superfantastic'의 느낌처럼 상상의 세계를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를 넣어봤어요"

페퍼톤스의 노래는 이전에 발표됐던 'Superfantastic'이나 'Ready, Get Set, Go!'(1집), 'Galaxy Tourist'(2집), '아시안게임', '21세기의 어떤 날'(4집)처럼 독특한 사운드와 미지의 세계를 그리는 것 같은 강렬한 제목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붙이고, 제목을 지을 때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억지로 곡을 쓰려고 하지는 않아요. 기분에 따라 다르죠. 무미건조한 날도 있고, 마음이 좀 움직이는 날도 있고. 올해는 4집을 내고서도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움직이는 날들이 많아서인지, 억지스럽지 않게 곡을 쓸 수 있었어요. 그게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이번 EP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된 것 같아요"(신재평)

"저는 날씨에 휘둘리지 않아요. 급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타입?(웃음)"(이장원)



지난 4집부터 페퍼톤스는 5인조 밴드 체제로 변화를 꾀했다. 이는 원래부터 페퍼톤스가 꿈꿨던 모습이기도 하다. 전자음이 두드러지는 요즘 가요계 흐름에서 단연 눈에 띄는 모습이다. 객원 보컬의 비중을 줄이고 직접 노래를 불렀고, 노래들 역시 기계음 사용을 줄여 밴드 사운드를 최대한 살려 냈다.

"'남들이 전자음악을 하니까 우리는 하지 말아야지' 이랬던 건 아니고요. 밴드 음악을 하려고 했던 때가 마침 전자음악이 유행했던 시기였던 거죠. 남들과 똑같은 음악을 하는 건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참 좋았어요. 전자음악 시대에 밴드 음악을 들고 나와서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신선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신재평)

"저희가 데뷔하기 전에도 밴드를 했었거든요. 지금까지 곡 작업 하면서 전자음도 충분히 활용해봤었는데, 밴드에 대한 미련이 있었나 봐요. 4집을 준비하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잡은 것이지, '세상이 다 전자음으로 변해가니까 우리는 반대되는 길을 가자' 이랬던 건 아니에요"(이장원)

"직접 노래하는 것 자체는 재밌고 즐거워요. 내가 쓴 노랫말을 내가 표현한다는 게 쾌감도 있고. 기술적인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좀 많지만 듣는 사람들에게도 좋게 들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올 한해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익숙해지고 편해진 것 같네요"(신재평)

10년 가까운 시간을 한 팀으로 보내온 이들이기에 작업을 하면서 의견 충돌은 없는지, 페퍼톤스만의 '끈끈한' 장수의 비결은 무엇인지 물었다.

"서로 의견이 다르다면 싸워야죠.(웃음) 사실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게 사소한 것들까지도 다 신경을 써야 하는 거잖아요. 서로 얘기를 많이 하면서 맞춰가고 있어요"(신재평)

"이 정도면 서로 정말 잘 맞춰가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장수비결이요? 아무래도 친구라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이장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안테나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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