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소공동, 강산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17명의 '야구 꿈나무'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용기'를 강조했다.
박찬호는 25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2012년 '박찬호 장학회 제15회 꿈나무 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했다. 박찬호는 이날 전국 시-도 교육청 추천을 받은 17명의 초등학생 선수들에게 장학금과 협찬용품을 전달했다.
박찬호는 전달식을 마친 뒤 선수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키워드는 다름 아닌 '용기'였다. 그는 처음부터 '용기'를 강조했다. 그는 "해마다 이런 시간을 가졌다. 여기 오면 질문해야 한다는 이야기 들어본 선수 있느냐"고 먼저 물으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아울러 "질문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며 "투수는 마운드에서, 타자는 타석에서, 팀은 경기에 나가기 전에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것이다. 질문도 마찬가지다. 자신 있게 일어나서 자기소개하고 질문하라. 어떤 질문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한 선수가 '슬럼프 극복법'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박찬호는 "슬럼프는 안 되는 것에 집착하고 있을 때 안 되는 게 자꾸 반복된다"며 "정말 두렵고 힘들 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번에도 '용기'라는 단어는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것도 용기다. 잘 안 된다고, 실수할까 봐 두려워하지 말고 감독님한테 혼날까 봐 자기가 해야 할 것을 제대로 못 하면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자신의 경험담도 함께 들려줬다. 박찬호는 "내가 30년 동안 야구 하면서 몇 번이나 실수했을 것 같으냐"고 물은 뒤 "셀 수도 없다. 하지만 실수를 통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게 되니 굉장히 좋은 것이다. 슬럼프란 없다. 극복하는 방법도 없다. 좀 더 발전하기 위해 겪는 과정일 뿐"이라고 답했다.
한 선수는 "어떻게 하면 타석에서 끈질기게 버틸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찬호는 KIA 타이거즈의 '날쌘돌이' 이용규를 언급했다. 박찬호는 "그건 (이)용규에게 물어봐야지"라며 "인터넷 보면 (구단)주소가 나온다. '어떻게 하면 끈질기게 버틸 수 있는지, 공을 잘 맞힐 수 있는지, 또는 자신 있게 공략할 수 있는지' 편지로 질문하라"고 답했다.
곧이어 "꼭 하겠다고 나와 약속하는 거다"며 "그러면 (이)용규가 답장을 보내줄 것이다. 만약 안 보내주면 7년 후에 프로에 가서 용규만 나오면 잡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찬호는 30년 가까이 차이나는 후배 선수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했다. 먼저 "매일 '나는 할 수 있다. 성공한다'고 말하라"는 것, 그리고 "최고의 후원자인 부모님께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씩 하라"는 기본적인 과제였다. 박찬호는 마지막으로 '끈질기게 버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질문한 선수에게는 "너는 세 가지다. 이용규에게 편지 쓰는 것까지"라며 '특별 과제'를 내줬다.
이날 야구 꿈나무 17명에게는 '한화 이글스 61번 박찬호'가 새겨진 유니폼이 지급됐다. 박찬호는 "오늘 받은 유니폼 뒤에 새겨진 번호와 이름을 기억하라"며 "프로선수가 됐을 때 추억을 떠올리면서 감회가 새로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코리안 특급'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야구 꿈나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날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훗날 프로 무대에 진출한다면 박찬호와 함께한 이날을 떠올리지 않을까.
[사진=박찬호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