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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만에서 최나연의 인기는 '한류 아이돌급'

기사입력 2012.11.21 04:05 / 기사수정 2012.11.21 04:0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최나연(25, SK텔레콤)은 아쉬움으로 보낼 수 있었던 올 시즌을 알차게 마무리 지었다. 최나연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종전인 CME그룹 타이틀 홀더스(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 시즌 생애 최초로 메이저대회 타이틀(US여자오픈)을 거머쥔 그는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50만 달러의 막대한 상금이 걸린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개의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상금이 가장 많이 걸린 US여자오픈(58만5천달러)과 타이틀 홀더스에서 정상에 오르며 시즌 상금순위 2위에 올랐다. 총 198만 달러를 챙긴 최나연은 개인 최고 상금 기록을 작성했다.

골프에서 한결 같을 수 없는 것이 스윙과 컨디션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골퍼도 슬럼프에 빠지고 기복을 겪게 된다. 그러나 최나연의 행보는 늘 덫과 함정을 피해가며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이러한 여정은 올해도 이어졌고 결국 '아쉬움'을 '만족감'으로 바꾸며 필드를 등지게 됐다.

시즌 2승을 거둔 점이 올 시즌 최대 성과였지만 잊지 못할 추억도 있었다. 최나연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대만 타오위안현 양메이의 선라이즈 골프장(파72, 6천390야드)에서 열린 LPGA 선라이즈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한국 이상으로 여자 골프에 열광적인 대만 팬들은 자신들의 '영웅'인 청야니(23, 대만)의 최대 라이벌에 환호했다.

당시 대만을 방문했던 골프 관계자 및 최나연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의 관계자는 최나연의 인기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세마스포츠마케팅의 관계자는 "최나연 프로의 대만에서의 인기는 마치 중화권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아이돌 스타와 같았다. 대만 시내를 돌아다니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최나연을 알아보고 몰려들어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할 정도였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실제로 선라이즈 챔피언십에서 청야니와 함께 가장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닌 골퍼는 최나연이었다. 최나연은 청야니의 최대 경쟁자 이전에 대만 팬들의 사랑을 받는 골퍼였다. 최종라운드가 열린 10월28일은 최나연의 25번째 생일이었다.

최나연이 마지막 퍼트를 마치자 수많은 갤러리들은 생일 케이크를 선사하며 축하 파티를 열었다.

최나연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대만 팬들에게 받은 관심에 대해 털어놓았다. 또한 '숙적'이자 '친구'인 청야니에 대한 소감과 올 시즌을 마감한 심정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올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시즌을 마친 소감과 역대 최고 상금을 기록한 소감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마지막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마무리를 잘 한 것 같아요. 이런 점에 대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고 상금 기록은 제 성적이 꾸준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숙적' 청야니의 고국인 대만에서 인기가 높다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인가요?

- 오랜만에 대만을 방문했는데 공항부터 대회가 열리는 곳까지 대회 기간 내내 팬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많은 팬들이 제 사진이 들어간 옷을 입고 한국어로 된 피켓을 들고 찾아와 사인을 청하기도 해 쑥스럽기도 했지만 기분은 무척 좋았어요.(웃음)



청야니를 응원하는 대만 팬들은 열광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나연 프로는 청야니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데 경계심이 아니라 큰 인기를 누린다는 점이 의외로 여겨지는데요.


- 필드에서는 선의의 경쟁자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절친한 친구입니다. 대만에서도 LPGA 무대에서 청야니와 제가 아시아 골퍼로서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어서 이 모습을 좋게 보시고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요.

국내 갤러리들의 응원도 뜨거운 편인데 대만 갤러리들은 한국과 비교해 어떻게 다른가요?

- 대만 갤러리 분들은 좀 더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표현 방법도 다양해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회 기간 동안 직접 경기장에 찾아와 1라운드부터 마지막 날까지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도 있었어요. 제 이름 '최나연'이라는 이름을 페이스페인팅 한 팬들도 많았습니다. 또 어떤 대만 팬은 공항에서 찍은 제 사진을 자신의 태블릿 PC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는데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짜 멋있어요'를 '친짜 멋있어요'라고 적은 것이었죠. 재미있기도 했지만 저를 응원하기 위해서 한국말을 배우고 관심을 갖는 것 같아 뿌듯하게 느껴졌습니다.



대만에서 한류 아이돌에 버금가는 큰 인기를 누리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선라이즈 LPGA 대만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날(10월28일)이 제 생일이었습니다. 경기 중이라 생일에 대한 생각을 잊고 있었는데 대만 팬들이 마지막 라운드 종료 후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해 주셨어요. 'Happy Birthday NYC(Na-Yeon Choi)'라는 피켓을 들고 나타난 팬들은 생일 축하 노래뿐 아니라 제 미니어처를 올린 생일 케이크까지 손수 준비해주셔서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져요.

지난해에는 청야니의 독주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많이 흔들렸는데요. 같은 골퍼로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항상 우승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선수든지 경기가 잘 풀리는 때가 있고 잘 풀리지 않는 때도 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언제나 감수해야 합니다. 청야니 선수는 멘탈과 실력이 모두 뛰어난 골퍼입니다. 조금만 더 집중하면 언제든지 우승이 가능한 선수이므로 지금 많이 흔들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청야니와 매우 친하다고 들었습니다. 경쟁자와 너무 친하면 장단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군요.

- 저는 개인적으로 청야니 선수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에서 경쟁자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서로 경쟁하면서 배우고 그만큼 기량을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경기를 하면서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힘든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때마다 청야니 선수는 제게 큰 힘이 되어 줍니다. 청야니가 있어 제가 더 노력하게 되고 오히려 든든해요. 특히 이번에 대만에서 제 생일에 청야니 선수가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줬는데, 청야니의 가족들까지 저를 가족처럼 대해주고 함께 생일 파티를 해줘서 크게 감동을 받았어요.

최근 경기를 보면 예전과 비교해 포커페이스가 된 것 같아요. 아쉬워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데 본인 스스로 정신력이 얼마나 강해졌다고 생각하나요?

- 멘탈에 대해 많이 의식하지 않는 편입니다. 경기 중에는 최대한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하죠. 또한 꾸준한 LPGA대회 출전을 통해 조금씩 경험이 쌓이면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다보니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이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완성형'에 접어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뛰는 몇몇 골퍼들은 최나연 프로에 대해 '무결점'이라고 말하는데요. 본인 스스로가 아직도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말씀해주시죠.

-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결점'이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아직 제가 생각했을 때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은 분명히 있어요. '무결점'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저의 단점들을 더욱 더 보완해서 좋은 경기 보여 드리겠습니다.



[사진 = 최나연 (C)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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