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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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치용의 '신의 한수', 항공기 추락시키다

기사입력 2012.11.14 05:1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남들보다 앞서 미래를 예측하는 힘. 이것은 예언자의 예지력이 아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철저한 데이터를 통해 확률이 높은 쪽을 예상하는 힘이다.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치밀함은 3연승의 원동력이 됐다. 삼성화재는 지난 1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5세트에서 삼성화재의 패색은 점점 짙어졌다. 마틴의 서브에이스와 대한항공의 높은 블로킹이 삼성화재를 압도했다. 마지막 5세트 7-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승리의 저울 추는 대한항공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신 감독의 '신의 한수'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 감독은 주전 레프트인 석진욱(36)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정훈(30)을 투입했다. 목적은 오로지 한 가지였다. 대한항공의 '해결사' 마틴을 봉쇄하기 위해서였다.

192cm인 김정훈은 블로커로서 신장이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블로킹 타이밍이 뛰어나고 팔이 긴 장점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정훈은 속공을 연습하면서 센터 포지션 훈련도 수행하고 있었다.

라이트에서 고공 폭격을 가하는 마틴 앞에 김정훈을 배치시켰다. 신 감독은 "다른 것은 주문 안하고 네 자리만 잘 지키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정훈은 신 감독의 기대를 100% 만족시켰다. 마틴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역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정훈의 블로킹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삼성화재 쪽으로 이동했다. '반전 드라마'의 시작을 알린 김정훈은 역전 스코어까지 작성했다. 10-10 동점 상황에서 다시 한번 마틴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이 경기서 김정훈이 기록한 2개의 블로킹 득점은 승부를 결정짓는 점수가 됐다.



신 감독의 지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2-12에서 고희진 대신 김강녕을 투입했다. 김강녕은 대한항공의 리시브를 흔들어놓는 절묘한 서브를 구사했다. 신치용 감독이 실행에 옮긴 '신의 한수'는 멋지게 떨어졌고 결국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경기를 마친 신 감독은 "신영철 감독과 나는 서로의 스타일을 워낙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뒤 "(김)정훈이에게는 '마틴의 높이가 떨어지고 있다. 네 자리만 잘 지켜라'라고 주문했는데 블로킹이 나왔다"고 밝혔다.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적절하게 선수 교체를 한 용병술은 그대로 적중했다. 마지막 5세트에서 이길 수 있는 조건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적절한 선수 교체 여기에 감독의 지략이 필요하다.

신 감독은 "5세트에는 역전을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세 번 정도는 찾아온다. 이 기회를 살린다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모두 놓치면 역전을 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7-10의 뒤진 상황에서 김정훈을 블로커로 투입한 것이 그대도 적중했다. 또한 원포인트 서버로 김강녕을 내보낸 용병술은 대한항공의 날개를 꺾는 마침표가 됐다.

삼성화재는 예전부터 최종 세트에 가면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의 집중력은 물론 이기고자 하는 의지 여기에 신 감독의 절묘한 '신의 한수'까지 더해지면서 '끝판왕'의 자리를 사수했다.



[사진 =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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