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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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거포' 박병호, 그는 어떻게 'MVP'로 재탄생했나

기사입력 2012.11.05 14:55 / 기사수정 2012.11.05 21:39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삼성동, 강산 기자] '차세대 거포'로 평가받던 한 소년이 있었다. 큰 기대 속에 프로 무대를 밟았지만 좀처럼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담을 털어내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소년은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다. 

박병호는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최우수 신인선수,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기자단투표 91표 중 73표를 획득, 8표를 얻은 장원삼(삼성)을 압도적 표차로 제치고 MVP로 선정됐다. 이로써 박병호는 생애 첫 MVP의 감격을 누렸다.

박병호는 성남고를 졸업하고 2005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봉황대기 전국대회에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등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분명 매력적인 타자였다. LG의 선택은 '당연히' 박병호였다. 

하지만 입단 이후 4시즌 동안 박병호의 성적은 초라했다. 그가 프로 입단 후 4년간 올린 성적은 타율 1할 9푼 1리 24홈런 81타점, '힘이 있는 타자'라는 점을 어필한 정도였을 뿐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며 2011시즌을 준비했지만 활약상은 미미했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고 15경기에 출장해 16타수 2안타(.125) 1홈런 3타점 9삼진이 그가 기록한 전부였다. 결국 박병호는 지난해 7월 31일, 동료 심수창과 함께 송신영-김성현과의 2대 2 트레이드로 넥센에 새 둥지를 틀었다.

넥센 이적 후 박병호는 완전히 달라졌다. "마음껏 뛰어놀라"는 김시진 전 감독의 믿음 속에 팀의 4번 타자로 중용됐다. 지난해 넥센에서 올린 성적은 타율 2할 6푼 5리 12홈런 28타점, 데뷔 이후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리고 올 시즌 그는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전 경기인 133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음은 물론 31홈런 105타점 20도루를 기록, 30홈런-100타점에 20-20클럽까지 가입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다. 홈런, 타점에 장타율(.561)까지, '타격 3관왕'은 그냥 나온 성적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의 믿음과 박병호의 피나는 노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비록 팀 성적은 61승 69패 3무(승률 .469)로 6위에 머물렀지만, 박병호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다면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김성갑 전 감독대행(현 2군 감독)이 "MVP는 박병호라고 확신한다"며 믿음을 드러냈을 정도다. 

MVP 개표가 끝났다. 그리고 '차세대 거포'로 평가받던 한 소년의 마음을 울리는 코멘트가 흘러나왔다. 

"2012 팔도 프로야구 MVP,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피나는 노력으로 지난 7년간의 아픔을 보상받았다. 팀과 개인 모두에게 영광스러운 수상이다.



[사진=박병호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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