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내 연기에 점수를 매기자면 50점. 그것도 겨우 스태프들이 도와주셔서 그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2003년 연극으로 데뷔해 수많은 작품을 통해 무대에 올랐지만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는 낯설었던 배우 최재웅. 그가 처음으로 도전한 드라마 '대풍수'를 끝낸 자신에게 스스로 몇점을 줄 수 있냐고 물으니 겸손하게도 50점이란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던 최재웅이 '대풍수' 5회에서 죽음을 맞았다.
24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 5회에서 수련개(오현경 분)는 자미원국의 명당도를 얻기 위해 동륜(최재웅)의 아들 지상(이다윗)을 인질로 삼았다.
아들을 구하기에 앞서 효명(이영범)에게 들른 동륜은 자신이 적들에게 잡힐 경우 죽여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효명이 질색하자 동륜은 "자미원국을 저들에게 넘기고 싶은가. 이제 이 무거운 것을 내려놓고 싶네"라고 다시 한 번 간곡하게 청했다.
지상이 잡혀 있는 곳에 도착한 동륜, 아들과 은밀하게 눈빛을 주고받은 끝에 지상을 구출했다. 하지만 그는 곧 수련개의 수하들에게 포박 당했다.
이때 멀리서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효명이 동륜을 향해 활을 겨누었다. 하지만 떨리는 손 때문에 활을 놓쳐 버린다. 그러나 효명은 "또 다시 이 고신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무섭네"라고 고백하던 동륜의 말을 떠올리며 자세를 가다듬고 동륜을 향해 활을 쐈다.
그 순간 아직 숨이 붙어있던 동륜은 "자미원국은 없다"고 말하며 수련개의 칼로 자신의 배를 찔렀다. 그는 효명에게 "고맙네"라는 말과 아들 지상에게 어머니를 찾아 지키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 날 방송에 앞서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재웅은 "'대풍수'를 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초반에 이야기를 시작하고 풀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출연 분량이 적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브라운관에 처음 보는 친구가 나와서 열심히 하고 괜찮게 하네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라고 작품에 임하면서 가졌던 목표를 설명했다.
1회 등장 이후 포털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던 최재웅. 이처럼 그는 자신의 바람대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럼에도 최재웅은 처음 도전한 '드라마' 연기가 마냥 아쉬운 듯 보였다.
그는 "방송을 다시 보면서 내 연기를 돌아보니 '저렇게 하지 말았어야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더라. 거의 모든 장면이 아쉽다"면서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아쉬움과 포부를 동시에 밝혔다.
'대풍수'의 시작을 연 배우 최재웅은 스스로의 평가와는 달리 애초의 목표를 다 이룬 듯 보인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 죽는 모습까지 인상 깊었던 '동륜'을 연기한 그에게 '50점'은 야박한 점수임이 분명하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최재웅 ⓒ SBS 방송화면,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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