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손흥민이 천생연분을 만났다. 이번 시즌 합류한 라파엘 반 더 바르트 효과로 웃고 있다. 기가 막힌 호흡도 눈길을 끌지만 서로의 애정도 남다르다.
지난 도르트문트와의 경기, 전반 2분 손흥민이 머리로 시즌 두번째 골을 터트리자 반 더 바르트를 향해 달려갔다. 마치 조카가 삼촌에에 안기듯 서로 얼싸 안았는데 반 더 바르트가 손흥민을 번쩍 들어올리며 특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서로를 향한 칭찬도 끝이 없다. 함부르크로 전격 복귀한 '왕년 에이스' 반 더 바르트는 '떠오르는 신 에이스' 손흥민에 대해 "수퍼 탤런트다. 그가 계속 경기를 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정말 크게 될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손흥민의 화답도 이어졌다. 손흥민은 "반 더 바르트와 함께 뛴다는 것 자체가 정말 즐거운 일"이라며 독일 빌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렇듯 둘은 천생연분 다운 찰떡궁합을 경기마다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터트린 골은 3골. 이 가운데 2골을 반 더 바르트가 도왔다. 지난 프랑크푸르트전에서 허를 찌르는 패스로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했던 반 더 바르트는 도르트문트전에서도 날카로운 크로스로 손흥민의 헤딩골을 도와 특급 도우미로서의 맹활약을 이어갔다.
반 더 바르트의 가세와 함께 손흥민은 날개를 단 격이다. 토르스텐 핑크 감독 역시 미소짓고 있다. 선발 라인업에서 이 둘을 빼기엔 이들의 활약이 매우 인상깊다.
여러 의미도 지니고 있다. 첫째로는 함부르크의 신·구 에이스의 만남이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의 신예 에이스다. 2008년부터 함부르크와 인연을 맺은 손흥민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잠재성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그 기량이 만개했다. 시즌 초반부터 득점행진을 이어가며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반면 반 더 바르트는 함부르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직 에이스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주장 완장을 차고 함부르크 간판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이러한 맹활약을 바탕으로 2008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고 4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했다.
신·구 에이스의 만남으로 함부르크 역시 미소짓고 있다.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던 함부르크는 최근 이들 콤비의 활약으로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머지 하나는 손흥민 도우미의 재등장이란 점이다. 손흥민에게는 행운이다. 함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뤼트 반 니스텔루이가 팀을 떠난 이후 두 번째 단짝이자 정신적 지주를 얻었다. 지난 2010년부터 1년간 손흥민의 곁에는 반 니스텔루이가 있었다. 반 니스텔루이는 손흥민의 도우미를 자처했다. 축구에 대한 것부터 시작해 그 외적인 문제까지 챙겨주며 성장을 곁에서 도왔다.
하지만 2011년 반 니스텔루이가 스페인 말라가로 떠나면서 손흥민의 옆자리는 잠시 공석이 됐다. 감독이 바뀌는 등의 변화와 팀이 강등권 경쟁을 펼치던 지난 시즌에는 고독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반 더 바르트와의 만남은 여러모로 손흥민에겐 반가운 일이다. 선수생활 경력 면에서는 선배인 반 더 바르트의 곁에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손흥민과 반 더 바르트 (C) 키커 홈페이지 캡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