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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밴드 2' 유종의 미 거둘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2.09.21 17:48 / 기사수정 2012.09.21 17:48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KBS '탑밴드 2'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8강전에 돌입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첫 방송 된 '탑밴드'는 공중파에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밴드음악을 주인공으로 선보이면서 밴드 마니아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고, 출연 팀들 역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시즌 1 우승자인 밴드 '톡식'은 엔터테인먼트사와 계약을 맺고 오는 10월 초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준우승팀인 포(Poe) 역시 10월 말 새 앨범 발매를 목표로 녹음 중에 있다.

이 밖에도 시즌1에서 4강까지 올라갔던 게이트 플라워즈는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과 최우수 록 노래 부문을 수상하는 등 대중에게 더 널리 알려질 수 있었다.

시즌1은 5%라는 낮은 시청률로 종영했지만, 토요일 늦은 시간대에 방송됐음에도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냈고, 밴드 음악을 소재로 실험적인 방송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탑밴드는 시즌 1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해 야심차게 시즌 2를 방송했다. 하지만 지난 주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8강전이 방송되기까지도 시청률은 물론 내용 면에서도 지난 시즌에 비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박한 평가를 받으면서 고전하고 있다.

시즌 1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이유는 마니아층만이 즐기는 것이라고 여겨졌던 밴드 음악을 '경쟁'이라는 긴장감 넘치는 틀 속에서도 이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참가자들의 록에 대한 열정과 숨겨진 면모를 드러내는데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었다.

흔히 록이나 밴드를 한다고 하면 울적하거나 어두운 분위기를 떠올리기 쉬웠지만 '탑밴드'는 그런 고정관념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보여주었다. 출연자들의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경쟁 구도에 비중을 두고 구성과 편집을 했다면, 탑밴드 시즌 1은 아마추어 밴드들을 무대 위로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면서 그들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했던 것이다. 또 '코치 제도'를 통해 출연한 밴드들과 프로 기타리스트 및 가수들이 연을 맺으면서 사제지간의 끈끈한 '정'도 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2는 이전 시즌에 비해 이런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기에 좀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탑밴드 2는 뭔가 시즌 1만큼의 긴장감과 신선함이 없다. 분명히 비슷한 것 같은데, 자꾸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게 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시즌1 때는 출연하는 밴드들이 이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는데, 푸근한 느낌이 전해 비해 사라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또 시즌 2에서는 시즌 1보다 극적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심사위원들 사이의 갈등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런 장치가 오히려 정작 중심이 돼야 할 '음악'을 듣게 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아울러 시즌1에서는 직장인 밴드 등 숨겨져 있던 원석을 찾아내는 재미가 적지 않았다면, 시즌 2에서는 출연 조건이 완화되면서 실제 이름이 알려진 밴드가 여럿 등장해 '잊혀진 프로밴드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참신함이 덜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탑밴드'를 지휘하는 김광필PD는 시즌3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청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서 탑밴드 방송을 멈춰 버리면 일을 하다 마는 느낌이 들 것 같다. 시청자와 함께 노력하면 시즌3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탑밴드'를 통해 아마추어 밴드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나, 대중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통로가 넓혀질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 점은 시청률의 잣대로만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즌 2가 방송된 지 5개월이 지나고 있고, 8강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시즌1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제작진이 풀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탑밴드'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분류돼 있지만, 시청자들은 '탑밴드'를 통해 '재미'와 함께 '감동'을 얻고자 한다. 시즌 1은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탑밴드' 시즌 3을 볼 수 있도록 제작진이 남은 생방송 기간 동안 '밴드 경연을 통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원래의 취지에 맞는 멋진 해법을 찾기를 기대해 본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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