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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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선언' 한유미, "가장 행복할 때 떠나고 싶었다"

기사입력 2012.09.19 15:5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선수 생활을 거의 접을 상황에 있었는데 구단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다시 코트에 설수 있었어요. 1년을 더 뛰게 됐는데 리그에서 우승도 차지했고 올림픽까지 나갈 수 있게 됐어요. 이루고 싶은 것을 달성했을 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여자배구를 대표해온 한유미(30, 인삼공사)가 정든 코트를 떠난다. 한유미는 19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오늘 구단과 은퇴 동의서에 사인을 했다. 은퇴에 대한 문제는 지난 5월부터 고민해왔다. 소속 팀에는 이미 말씀드린 상태였다. 이달에 출전한 AVC(아시아배구연맹)컵 전에 감독님을 비롯한 구단과 얘기를 끝낸 상태였다"고 은퇴 과정을 밝혔다.

한유미는 한일전산여고 시절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0년 '배구명가'인 현대건설에 입단한 그는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주전 레프트로 활약했다.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슬럼프에 빠진 시절도 있었지만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2009~2010 시즌 이후 해외 진출에도 도전했다. 영입의사를 밝힌 팀도 있었지만 본인의 뜻과 맞지 않았고 국내 복귀를 노렸다. 하지만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고 1년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됐다.

이후, 현대건설과 극적으로 계약에 성공한 그는 트레이드를 통해 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한 한유미는 2011~2012 시즌동안 인삼공사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기나긴 리그가 끝난 뒤 곧바로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런던올림픽 준비에 들어갔다. 평생의 꿈인 올림픽 출전을 위해 마지막 불꽃을 태운 그는 올림픽 4강에 진출하는 성과에 동참했다.

"제가 쓰는 인터넷 공간에 은퇴에 대한 말을 남겼어요. 이 글을 보시고 저에게 쪽지를 보내주신 팬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를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깜짝 놀랐어요.(웃음) 런던올림픽 이후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결혼을 하는 것이 은퇴의 이유 중 하나지만 가장 좋을 때 은퇴하자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한유미는 교제 중인 연하의 남자친구는 캐나다 국적의 회계사로 알려져 있다.

"남자친구는 캐나다 국적인데 확실하게 북미지역으로 가서 생활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어요.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북미 지역에서 생활할 것 같습니다. 지도자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데 남자친구는 제가 지도자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면 언제든지 지원해주겠다고 말했어요. 우선은 어학 등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한유미는 "결혼식은 올해는 힘들고 내년쯤에 할 것 같다. 5월 초쯤에 할 것 같은데 기왕이면 동생(한송이)을 비롯한 동료들이 시즌을 마치는 시기에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든 코트를 떠나는 한유미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팀은 물론 대표팀을 위해 몸을 던졌다. 서른 살에 은퇴를 결정한 한유미는 "동료 및 후배들은 좋은 몸으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국 배구의 시스템이 좀 더 체계적으로 변했으면 합니다. 국내 리그는 물론 대표팀 일정까지 풀가동으로 뛰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많아요. 앞으로 협회와 연맹이 협조를 원활하게 진행해 많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합니다."

[사진 = 한유미, 한송이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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