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지성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영국 축구 사상 '첫 아시아인 주장'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차고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격했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 시티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QPR 주장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이날 박지성은 영국 축구리그 사상 '획기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바로 아시아인 주장, 1992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 그 이전에도 없었던 모습이다. 특히 영국 본토 출신 주장을 선호하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캡틴 박'의 탄생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의 한 장면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결정됐다. 스완지 시티전을 앞두고 QPR과 마크 휴즈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박지성의 주장 선임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당초 박지성과 몇몇 후보들을 두고 저울질하던 휴즈 감독은 결국 경험이 풍부한 박지성을 주장으로 전격 결정했다.
그동안 QPR의 주장직은 공석이었다. 지난 시즌 조이 바튼이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들 누볐다. 하지만 시즌 최종전이었던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과격한 행동으로 12경기 출전 정지 징계와 함께 구단으로부터 주장직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받고 완장을 반납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주장 선임을 두고 휴즈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프리시즌 경기들을 치르면서 후보군들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박지성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오랜 고심 끝에 스완지 시티전에서 박지성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이번 시즌 팀의 차기 주장을 박지성으로 결정했다.
EPL무대에서의 '캡틴 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러한 모습이 처음은 아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간혹 주장 완장을 차고서 그라운드를 누빈 적이 있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아약스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격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리그에서도 라이언 긱스 등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 받아 짧은 시간이나마 맨유의 주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에서 '캡틴 박'은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받았다. 삼바 디아키테와 함께 중원을 구성했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경기 내내 팀의 공수 고리 역할을 담당했다. 패스 전개를 도우면서 적극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때론 주장으로서의 리더쉽도 발휘했다. 수비진에서 공이 전개될 시 직접 패스할 길목을 지정해주며 유연한 공격 전개를 도왔다.
박지성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QPR은 시즌 개막전에서 스완지 시티에게 0-5 완패했다. 대패란 결과 속에 박지성의 박지성의 활약상은 빛을 잃었지만 '캡틴 박'의 위용은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사진=박지성 주장완장 (C) QPR 공식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