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하지만 '좌완 파이어볼러' 강윤구(넥센 히어로즈)의 호투는 돋보였다.
강윤구는 10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안타 1개와 4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10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불펜의 방화로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경기 초반 불안한 제구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2회부터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특히 3회초 선두 타자 김경언부터 4회초 선두 타자 최진행까지 네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탈삼진 본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7회초 2사 후 오재필에게 첫 안타를 내줄 때까지는 노히트노런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첫 등판인 4월 11일 SK전서 13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숙제도 남겼다. 1회를 제외하곤 큰 위기에 몰리지 않았지만 4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초반 제구 불안을 노출한 부분은 아쉬웠다. 지난 4일 LG전서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를 따내면서 제구 불안을 해소한 듯 보였지만 아직까지 완전치는 않았다. 115개의 투구수 중 볼이 50개였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제구만 잡히면 정상급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1회부터 불안한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강윤구는 1회초 선두 타자 오선진을 볼넷 출루시킨 뒤 이여상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최진행에게 또다시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하지만 김태균을 우익수 뜬공, 이대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감했다.
2회부터는 완벽했다. 강윤구는 2회부터 6회까지 5이닝을 탈삼진 8개와 볼넷 2개로 막아냈다. '언터쳐블'이었다. 7회초 선두 타자 이대수를 2루수 뜬공 처리한 뒤 장성호를 삼진 처리, 10개째 탈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후속 타자 오재필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투구수가 115개에 달하자 더 이상의 투구는 의미가 없었다. 결국 강윤구는 임창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임창민이 후속 타자 정범모를 삼진 처리, 강윤구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임창민이 8회초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끝에 동점을 허용, 강윤구의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9회초에는 1사 1, 2루 위기에서 믿었던 마무리 손승락이 오선진에게 2타점 3루타를 허용, 팀은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이날 강윤구의 호투는 남은 시즌에 대한 희망을 갖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탈삼진 능력 하나만큼은 확실히 검증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하지만 '볼넷 줄이기'라는 또 하나의 과제를 얻은 경기이기도 했다.
[사진=강윤구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