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역도 여제' 장미란(29, 고양시청)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런던에서 역도 거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장미란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kg이상급에 출전해 인상 125kg, 용상 164kg을 들어올려 합계 289kg를 기록했다. 비록 4위에 올라 동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척박한 국내 환경 속에서 장미란은 한국 역도의 위상을 드높은 일등공신이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그는 세계선수권은 물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역도 여제'에 등극했다.
지난 8년 동안 장미란만큼 화려한 전적을 쌓아올린 역도 선수는 드물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 그리고 올림픽마저 정복한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그랜드슬램을 위한 마지노선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역도 선수로 모든 것을 이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또다른 목표를 위해 정진했고 늘 겸손한 자세로 대회에 임했다. 최고의 기량도 갖췄지만 타고난 성실함은 따라올 자가 없었다. 또한 성숙한 인간성은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러한 장미란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과 부상이 찾아오면서 '역도 여제'의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8년동안 쟁쟁한 경쟁자들과 상대해 모두 승리했지만 '무서운 신예'인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와 저우루루(중국)의 등장은 여자 역도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지난 2009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미란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7년동안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진리를 이길 수 없었다.
이러한 현실을 장미란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제는 나 말고 다른 선수들리 주목받을 때"라고 말한 장미란은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했다. 비록 메달 획득의 결실로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새로운 강자들과 끝까지 경쟁을 펼친 장미란의 뒷모습은 '역도 거장'의 기운이 서려있었다.
[사진 = 장미란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