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선수 데니 바티스타가 국내 무대 선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바티스타는 27일 광주구장서 열리는 2012 팔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8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1실점,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팀 타선 침묵으로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것, 퀄리티스타트에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기고 마운드서 내려간 부분도 아쉬웠다. 하지만 '선발' 바티스타의 호투는 이를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이날 바티스타는 최고 구속 155km 직구에 커브, 커터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KIA 타자들을 상대했다. 1회부터 5회까지 매 회 탈삼진을 뽑아내는 등 본인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투구수 86개 중 스트라이크는 59개, 볼은 27개였다. 가장 우려됐던 제구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된 모습이었다. 3회 2사 후 이용규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한 부분을 제외하면 흠 잡을 데 없는 투구임이 분명했다.
1회는 깔끔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4km까지 나올 정도로 구위도 괜찮았다. 바티스타는 1회말 선두 타자 이용규를 좌익수 뜬공, 안치홍을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최희섭은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 투구수 13개로 1회를 마무리했다.
2회에는 선두 타자 김상현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뒤 김원섭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 조영훈을 2루수 땅볼 처리한 뒤 김선빈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까지 투구수도 29개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3회가 너무나 뼈아팠다. 바티스타는 3회말 아웃카운트 2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뒤 이용규에게 좌전 안타, 도루를 연이어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후속 타자 안치홍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최희섭을 1루수 땅볼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은 막아냈다.
4회에는 선두 타자 김상현을 헛스윙 삼진, 김원섭을 1루수 땅볼, 조영훈을 2루수 땅볼로 처리,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선두 타자 김선빈을 삼진 처리한 뒤 차일목을 유격수 땅볼, 박기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5회를 마쳤다. 5회까지 투구수도 66개로 효과적이었다.
0-1로 뒤진 6회, 선두 타자 이용규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데 이어 도루까지 허용,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안치홍을 루킹 삼진, 최희섭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주자 1명을 남기고 정대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바티스타는 이날 투구에 만족한 듯 평소보다는 조금 '소심하게'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기도 했다.
바뀐 투수 정대훈이 김상현을 삼진 처리, 바티스타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7회초에는 최진행-장성호의 2루타로 1-1 동점이 되면서 패전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이후 한화는 8회 2득점, 9회 1득점하며 4-1로 역전승을 거뒀다. 바티스타의 호투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다.
그의 빅리그 선발 데뷔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바티스타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소속이던 2005년 4월 8일 LA 에인절스전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바티스타는 8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무결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바티스타는 2007년 9월 12일 이후 첫 1군 무대 선발 등판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도전'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올 시즌 중간-마무리를 오가며 부진만 거듭하던 바티스타였기에 이날의 완벽투가 주는 의미는 크다.
단 한 차례의 선발 등판으로 성패를 논하기에는 다소 이르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위주의 피칭으로 긴 이닝을 끌고 가고 싶다"던 그의 바람은 이뤄졌다. 선발 투수라는 새 옷을 입은 바티스타의 활약, 후반기 한화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지 주목된다.
[사진=데니 바티스타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