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내일 선발은 바티스타입니다."
국내 무대 첫 경험이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가 27일 광주구장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한다. 국내 무대에서는 퓨처스리그 2차례 선발 등판이 전부였던 바티스타의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한대화 감독은 26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바티스타가 27일 경기 선발투수"라고 언급하며 "중간과 마무리 모두 안 되니 선발로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티스타도 "왜나에게 선발로 나가라고 하시는지 잘 알고 있다. 선발이든 마무리든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1군 무대 첫 등판이기에 우려되는 바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바티스타는 선발 경험이 없는 투수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서 뛰던 200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7차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던 2006~2007년까지 9차례, 총 16차례 선발로 나섰다. 이후에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통틀어 단 한차례도 선발 등판 기록은 없다.
그렇다면 바티스타의 빅리그 선발 등판 성적은 어떻게 될까. 바티스타는 2005년 4월 8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바티스타는 8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며 3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무결점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다음 등판인 14일 시애틀전서 3⅓이닝 6실점, 19일 클리블랜드전서 5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2경기는 훌륭했다.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서 7이닝 2피안타 4탈삼진 4볼넷 2실점, 30일 클리블랜드전서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2경기서 각각 3⅔이닝 3실점, 2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 더 이상 빅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006년에는 캔자스시티와 콜로라도에서 8경기에 선발 등판, 퀄리티스타트 2번에 3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했다. 당시 바티스타는 22개의 탈삼진을 잡아낼 동안 볼넷 19개, 몸에 맞는 볼 4개를 허용했다(33⅔이닝 투구). 이 때도 제구 불안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2007년에는 9월 1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1경기에 선발로 나서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볼넷, 실점은 없었지만 다소 불안한 투구를 보였다. 이는 바티스타의 빅리그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다. 이후 바티스타는 디트로이트-피츠버그-샌프란시스코서 중간 계투로 뛰다가 2011시즌 중반 한화에 합류했다. 지난해에는 마무리로 뛰며 3승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2로 맹활약, 팀의 '수호신'으로 떠올랐지만 올해 1승 3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5.70으로 무너졌다.
바티스타는 국내 무대에서 지난달 14일과 19일 퓨처스리그 LG전 선발로 나선 것이 전부다. 이것도 선발 수업은 아니었다. 올 시즌 내내 이어진 제구 불안(30이닝 29볼넷 5사구)으로 떨어졌던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 바티스타는 이 2경기서 각각 5이닝 5탈삼진 무실점, 7이닝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2경기 통틀어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했다.
바티스타는 "선발로 던진다고 해서 특별히 신경쓰진 않는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스트라이크 위주의 피칭으로 긴 이닝을 끌고 가고 싶다"고 밝혔다. 공격적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다. 2007년 이후 약 5년 만의 1군 무대 선발 등판이다. 바티스타가 빅리그 데뷔전의 좋은 기억을 살려 호투를 펼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데니 바티스타 MLB 선발 등판 기록
2005(캔자스시티): 7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80(퀄리티스타트 3회)
2006(캔자스시티-콜로라도): 8경기 3패 평균자책점 5.61(퀄리티스타트 2회)
2007(콜로라도) : 1경기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볼넷 무실점(vs 필라델피아)
[사진=데니 바티스타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