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데뷔 초부터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많이 해 왔는데 이제는 그 말이 진심으로 많이 와 닿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너무나 흔한 얘기지만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있다. 지난 2010년 12월 미니 앨범 'Lost In Love' 발표 이후 1년 6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던 윤하는 그 시간만큼이나 '성숙해져' 있었다.
지난 3일 자신의 네 번째 정규앨범 '슈퍼소닉(Supersonic)'을 공개하며 팬들을 향한 그리운 마음을 앨범 제목 'Supersonic'(초음속)으로 표현할 정도로 간절한 시간을 보냈던 윤하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4집 앨범은 '나의 모든 순간의 기록'
-1년 6개월 만에 돌아왔다. 그동안의 마음은 어땠는지.
아무래도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고 난 후의 복귀여서 그런지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고,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참 길다는 것을 느꼈다.
-앨범 제목 'Supersonic'이 굉장히 강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단어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나도 센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앨범을 만들면서 '타이틀을 어떻게 해야 되지?' 고민이 많았다. 1년 6개월이란 시간이 저에겐 너무 길었기에, 빨리 팬들을 만나보고 싶었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떠올려보다 광속, 초음속 이야기가 나왔다. 영단어를 찾아보니 'Supersonic'이라는 말이 있더라. 그렇게 해서 탄생된 제목이다.
-이번 새 앨범의 노래들은 전보다 더 다양해진 느낌을 받았다. 의도한 것인지?
이번 앨범은 정말 '나의 모든 순간의 기록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지하 작업실에서 1년 동안 스태프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함께 작업을 해 왔다. 그렇게 집중했던 순간들의 모든 희열과 좌절이 담겨 있다 보니 버라이어티해진 느낌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특히 타이틀곡 'Run'은 활동을 시작하면서 여러 번 부르기도 했지만 지금 다시 들어도 정말 너무나 벅찬 느낌이다.
라디오는 '사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어요'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를 1년 넘게 진행해 오고 있다. 라디오 DJ의 가장 큰 매력은?
라디오 DJ는 사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웃음). 그동안 나름대로의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스스로를 많이 폐쇄시키면서 스스로 느끼기에도 정신건강이 좋지는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천운처럼 라디오를 만났다. 늘 사람들 앞에서 표현하고, 발산하는 직업이다 보니 처음엔 누군가의 얘기를 들어준다는 것이 어려웠는데 청취자들이 저를 믿어주시는 모습을 보고 저 역시 받은 사랑을 돌려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는 DJ가 아닌 게스트로도 라디오에 출연했다. 뭔가 다른 게 느껴지는지?
이제는 게스트로 나가는 게 좀 마음 편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게스트로 나가면 진행욕심도 종종 난다(웃음).
-앨범 자작곡 중에 상반된 분위기의 노래 두 곡 'Set Me Free'와 'Hope'가 눈에 띈다.
'Set Me Free'는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처절했을 순간에 나온 노래다. 이도 저도 안 되던 상황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 같이 작업하던 분들이 위로해주면서 그 기분을 노래에 담아보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렇게 탄생된 곡이다 보니 가장 '시커먼' 음악이 나왔다(웃음).
또 매주 라디오 진행을 하면 가수 분들이 새 앨범이 나왔다면서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빨리 무대에 서야지'란 생각이 간절해졌고 그런 마음을 'Hope'에 투영해봤다. 공연에서 팬들하고 꼭 같이 부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팬들에게 '숙제'라고 연습해 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데뷔 6년차…''B.A.P' 젤로, 주니엘 눈에 들어오네요'
-요즘 후배 가수들 중에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다.
정말 '후배님'이라는 표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하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계속 깜짝 놀라고 있다. 요즘 'B.A.P'의 젤로 씨가 눈에 들어오는데, 아직 어린데도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젤로 씨 모습을 보면 '저 분이 20대가 됐을 때는 얼마나 성장해 있을까'란 생각이 절로 든다. 또 주니엘 씨 역시 외모는 굉장히 귀여운데 말씀하실 때는 강단 있고, 또 본인의 음악적 신념이 강한 모습을 보면서 많이 감명 받았다.
-공백 기간 동안 아이유 같은 솔로 가수들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위기 의식은 없었는지?
아이유 씨 같은 분들을 보면 오히려 여자 솔로 시장을 키워준 굉장히 고마운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서 여성 솔로 분들이 많이 활동하시고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시고 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앞으로 여성 솔로들이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윤하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지 궁금하다.
뮤지션이라면 그때그때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오래 남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가 나중에 집안일을 하거나 길을 걷다가 문득 들려오는 내 음악을 들었을 때 '윤하'라는 이름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아 이런 노래가 있었지' 하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많았으면 좋겠고, 저를 떠올리셨을 때도 유쾌한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어느 정도 뮤지션은 허황된 꿈을 꿔도 좋다고 생각해 왔었기에 신인 때부터 '60억 인구가 다 내 노래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웃음). 정말 커다란 장소에서 '공연이다' 이런 느낌이 아니더라도 '윤하'라는 하나의 문화를 즐긴다는 느낌의 공연을 계속해서 해보고 싶다.
오는 28일에 있을 콘서트를 앞둔 기분을 묻자 "처음에는 '객석이 다 찰까'하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 빈자리들을 보면 자리를 채워 주신 분들을 더 못 보게 될 것 같다"라고 말하는 윤하에게서는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던 소녀 아티스트에서 이제는 무대를 좀 더 멀리 볼 줄 아는, 여유 있고 성숙한 여인으로 거듭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또 윤하는 "중요한 건 매번 그 때의 순간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전하면서 "저는 아직 스물다섯 청춘입니다"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듯이 그동안의 시간을 자신이 단단해지는 계기로 삼으면서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괜찮은 음악을 할 수 없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긴 시간동안 믿고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일을 제 '숙명'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한 저 역시 최선을 다 해서 열심히 할게요. 아, 콘서트 때는 일단 에어컨 많이 틀겠습니다(웃음)"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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