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1041일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정재원(한화 이글스)이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남긴 채 마운드서 내려갔다.
정재원은 26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11피안타(3홈런) 9실점한 뒤 마운드서 내려갔다. 하지만 5개의 탈삼진을 잡아낼 동안 볼넷 2개만을 허용한 점이 눈에 띈다. 끊임없이 지적되던 제구 불안은 해소될 기미를 보였다. 94개의 투구수 중 볼은 34개, 스트라이크는 60개였다.
하지만 3개의 홈런을 맞은 부분은 우려되는 바다. 정재원에게 홈런을 기록한 손아섭, 김주찬, 조성환은 모두 137km, 139km 직구를 공략했다. 그만큼 구위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회초 2사 후 이대수의 아쉬운 수비도 하나의 원인이 됐지만 '광속 사이드암'이라는 별명과 걸맞지 않은 구위는 숙제로 남았다. 이날 정재원은 최고 구속 144km 직구(47개)에 커브(25개), 포크볼(16개), 투심패스트볼(6개) 등을 섞어 던졌다.
정재원은 1회초 첫 상대 김주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후속 타자 황재균에게 안타,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홍성흔을 1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3루 주자는 홈인, 선취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후속 타자 박종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감했다.
2회에는 수비 하나가 아쉬웠다. 2회초 2사 후 조성환의 강습 타구를 유격수 이대수가 잡지 못해 출루를 허용했다. 내야 안타로 기록되긴 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도 있던 타구였다. 결국 이는 대량 실점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정재원은 후속 타자 정훈에게도 안타를 허용, 2사 1, 3루 위기에 몰린 뒤 김주찬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째를 내줬다. 이후에는 황재균에게 우익수 키를 넘는 2타점 3루타, 손아섭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6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정재원은 박준서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박종윤을 투수 땅볼 처리, 긴 이닝을 마감했다. 2회까지 정재원의 투구수는 무려 48개였다.
3회에는 선두 타자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전준우를 6-4-3 병살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조성환마저 2루수 땅볼 처리,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선두 타자 정훈을 삼진 처리한 뒤 김주찬에게 좌측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맞고 7점째를 내줬다. 이후 손아섭에게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실점은 막아내며 4회를 마쳤다. 4회까지 정재원의 투구수는 79개, 이닝당 20개 가까운 공을 던진 셈이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재원은 2아웃을 잘 잡아낸 뒤 전준우에게 2루타, 조성환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9점째를 내줬다. 이후 정훈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5회를 넘겼다. 5회까지 정재원의 투구수는 94개, 결국 6회초부터 마일영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올 시즌 처음 선발로 나선 정재원에게 좋은 교훈으로 남을 경기가 아닐까.
[사진=정재원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