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여자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획득 이후 36년 만에 메달을 노리고 있다. 일본에게 당한 22연패의 사슬을 끊고 올림픽예선전에서 당당히 2위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줬다.
'이번에는 꼭 해보자'라는 결연한 의지로 뭉친 12명의 선수들은 '자매애'로 똘똘 뭉쳤다. 선후배간의 위계질서는 없었다. 국내리그에서 빚어진 갈등의 앙금도 없었다. 라이벌이라는 자존심 싸움도 모두 벗어던졌다.
4대 구기 종목 중 이번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종목은 남자축구와 여자배구뿐이다. 남자배구와 남자농구, 여자농구가 줄줄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여자배구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선수 보강이 안 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2명의 선수들은 꿋꿋하게 걸어왔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뜨거웠지만 최근 대표팀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팀의 에이스인 김연경이 자신의 거취 문제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 소속팀인 흥국생명으로부터 임의탈퇴선수가 된 김연경을 만나 최근의 심경을 들어봤다. 또한 여자배구의 올림픽 전망을 짚어보고 팀을 이끌어가는 선임 선수들의 목소리도 들어봤다.
[매거진V ①] 김연경, 고민은 '에이스의 사명'만으로 충분하다
[매거진V ②] 미리보는 런던올림픽 女배구
[매거진V ③] 女배구, 위계질서 버리고 '신뢰'로 뭉쳤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미국과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른다. 그 다음 날에는 세르비아와 맞붙고 다음달 2일에는 브라질과 3차전을 치른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의 런던올림픽 B조 조별예선 일정은 다음과 같다.
7월29일 - 한국 VS 미국
7월30일 - 한국 VS 세르비아
8월2일 - 한국 VS 브라질
8월3일 - 한국 VS 터키
8월5일 - 한국 VS 중국
미리보는 런던올림픽 女배구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첫 경기를 강팀인 미국과 하지만 언젠가는 만날 팀이기 때문에 언제 만나든 큰 상관은 없다고 봐요." - 김연경
미리보는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세계랭킹 1위인 미국은 현재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림픽을 대비해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대회에는 1.5군을 참가시켰다. 주전 선수 일부가 빠졌지만 이 멤버를 가지고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박미희 KBSN배구 해설위원은 "솔직히 미국과 브라질은 이기기 어려운 상대다. 높이와 파워는 물론 기본기까지 뛰어나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김형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그랑프리 결선 대회를 직접 관전했다. 미국은 빈틈이 없었고 실책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팀이다. 주전 선수들을 빼고 우승까지 차지한 점이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1차전에서 전력을 쏟아 부을지에 대해 김 감독은 깊이 고민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감독은 "17일 현지에 도착한 뒤 18일부터 19일까지 영국과 연습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현지 적응을 마친 뒤 미국과의 1차전에 총력을 다할지에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경기가 힘들다고 생각됐을 때는 그 다음 날에 열리는 세르비아 전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김 감독은 B조예선전에서 3승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주장인 김사니(30, 흥국생명)는 "이번에는 확실히 이길 팀도 꼭 질 팀도 없다고 본다. 강팀이라고 해서 위축될 필요는 없다. 예선전이 최고의 고비일 것 같은데 8강에 진출하면 메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차전 상대인 세르비아는 8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될 상대다. 현재 세르비아를 상대로는 7연패 중이지만 조직력과 세밀함에서는 미국과 브라질과 비교해 떨어진다. 유럽올림픽예선전에서 탈락한 세르비아는 일본에서 열린 최종 예선전에 출전해 전체 3위로 런던행을 결정지었다. 예선전에서는 태국에 0-3으로 완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다음달 2일에 맞붙는 브라질은 미국과 함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스피드, 조직력, 파워 여기에 높이까지 모든 것을 갖춘 브라질은 한국에 벅찬 상대다.
터키는 최근 전력이 급상승했다. 유럽올림픽예선전에서 러시아와 세르비아를 꺾고 올림픽 티켓을 거머줬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진출하기 때문에 자국 국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터키리그 경험이 있는 김연경은 "터키리그는 점점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해 함께 경기를 치르다보니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만나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상대는 중국이다. 기본기가 탄탄한 동양식 배구에 높이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중국을 만나면 좋은 경기를 펼쳐왔다. 지난 5월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한국대표팀은 중국을 상대로 승리를 올리지 못했지만 모두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김 감독은 3승을 올려 B조 3위로 8강에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쟁쟁한 팀이 모두 몰린 B조와 비교해 A조는 약한 팀들이 많다. 홈팀인 영국과 아프리카 대표인 알제리는 약체로 꼽히고 있다.
A조는 이탈리아, 러시아, 도미니카, 일본 등이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B조 3위로 진출하면 A조 2위 팀과 맞붙게 된다. 험난한 일정이지만 한국대표팀은 36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사진 = 한국여자배구대표팀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