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두산맨'으로 다시 태어난 오재일(두산 베어스)은 트레이드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맞트레이드 상대인 이성열(넥센 히어로즈) 쪽에 더욱 관심이 쏠렸고 "두산이 손해 본 트레이드가 아니냐"는 말들도 무성했다.
오재일은 9일 이성열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오재일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결국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이다. 10일 팀에 합류한 오재일의 표정은 비교적 밝았다. 새 유니폼도 제법 잘 어울렸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진지한 자세로 훈련중이었다. 오재일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소감을 밝혔다.
오재일은 트레이드 확정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제 오전에 소식을 처음 접했다"며 "아무 생각도 안 났다. 두산에 합류하기 전까지도 실감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레이드 된 지 하루만에 팀에 합류했기에 정신이 없을 법도 했지만 "인상 쓰고 있는 것보다는 밝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오재일은 앞으로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오재일은 "우선 빨리 적응해야겠다"며 "열심히하기 보다는 잘 해야겠다"고 했다. 트레이드 카드가 맞지 않는다는 주변의 평가에 "노력하는 것보다는 경기에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며 "기분은 나쁘지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평소 오재일에게 두산 구단은 어떤 이미지였느닞 묻자 "열심히 한다. '허슬 두' 아닌가"라고 운을 뗀 뒤 "어렸을 때 두산을 좋아해서 야구장에도 많이 왔었다. 그렇다고 트레이드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재일은 김진욱 감독과 처음 만나는 것이 아니다. 오재일이 인창고교 재학 당시 1년간을 함께 했다. 오재일은 "중학교 때는 직접 뵙진 못 했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보셨을 것"이라고 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붙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오재일의 설명이다. 오재일은 인창고 2학년 때 야탑고로 전학했다. 그래서인지 중, 고교 1년 선배인 윤석민(두산), 야탑고 선배인 오재원과 가까운 사이라고.
트레이드 직후 전 동료였던 오재영(넥센)은 오재일에게 "지금은 안 좋은 얘기도 있고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가서 보란듯 잘 하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오재영은 오재일의 1년 선배다. 둘은 오재일이 입단한 2005년부터 쭉 같은 팀에서 함께해 왔다. 오재영은 2004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오재일은 2005년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 전 "일단 오재일은 대타, 백업 요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는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5회말 1사 만루 상황서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팀의 첫 득점을 책임졌다.
이 득점을 계기로 두산은 6회와 7회 1득점씩을 보태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9회말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4-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오재일의 이적 후 첫 타점이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적 후 첫 경기를 무난하게 치러낸 오재일, 그가 올 시즌 두산 타선의 또 다른 옵션이 될 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흥밋거리가 될 전망이다. 오재일이 "모든 건 너에게 달렸다"는 김진욱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오재일 ⓒ 두산 베어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