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올 시즌 내내 지켜오던 LG 트윈스의 '5할 본능'이 무너졌다. 5할 승률은 둘째 치고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최근 10경기 2승 1무 7패의 부진에 빠진 LG에게 솟아날 구멍은 있을까.
정확히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LG의 상승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18일 당시 29승 2무 26패로 넥센과 함께 리그 공동 2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었다. 19일부터 올 시즌 상대전적서 5승 1무 3패의 우세를 보이던 한화와의 3연전을 앞두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LG는 19일 선발로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를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계산은 완전히 빗나갔다.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LG는 17일 KIA전과 19, 20일 한화전 3경기 동안 단 2득점에 그치는 극심한 타격 부진을 보였다. 마무리투수 봉중근은 '개점 휴업' 상태였다.
LG가 3연패에서 탈출한 21일,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봉중근은 "군산 KIA전 첫 경기에서 던지고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며 "연투한다고 발표한 날부터 안 풀리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연패 중이라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국 LG는 이날 11-2 대승을 거두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날은 22일 롯데전의 역전패로 LG는 많은 것을 잃었다. 5-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이 2사 후 강민호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아 경기는 연장에 접어들었고 연장 12회 끝에 5-6으로 패했다.
뼈아픈 패배였지만 LG는 이날 1패 이상의 것을 잃었다. 봉중근이 시즌 첫 블론세이브에 자책, 오른손으로 소화전함을 내리치다 손등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 결국 봉중근은 엔트리에서 말소, 향후 2주간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G는 다음날인 23일 경기에서도 9회 4-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끝에 4-6으로 패배, 이틀 연속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24일 경기에서는 8회말 1아웃까지 단 1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하며 대기록의 제물이 될 뻔했다. 이후 최동수의 안타를 시작으로 3안타 1득점, 영패를 면한 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올 시즌 내내 지켜왔던 '5할 승률'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이후 일정도 반갑지 않다. LG는 26일부터 올 시즌 2승 1무 6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는 KIA와 3연전을 가진다. 이번 3연전서 싹쓸이 패라도 당한다면 KIA와 순위가 뒤바뀌는 최악의 상황이다. 주말에는 리그 선두 SK를 만난다. LG는 올 시즌 SK에게 4승 3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흐름으로 봤을 때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결국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특히 선발진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LG 선발진은 2승 1무 7패로 부진했던 최근 10경기서도 평균자책점 3.34로 선방했다. 특히 불펜 요원이던 우규민(2경기 선발 1승 평균자책점 1.48)이 선발로 재거듭나면서 숨통을 트였다. 선발진이 좋은 흐름을 유지함과 동시에 침체된 타선이 살아나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즌 내내 선전을 계속하다 한순간 무너졌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느냐 그대로 무너지느냐는 선수단의 의지에 달렸다. LG가 '6월의 악몽'에서 어떻게 벗어날 지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LG 트윈스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