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유로2012 탈락 위기에 놓였다.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로2012' B조 2차전에서 독일에게 1-2로 패해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번 경기결과로 네덜란드는 2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덴마크전에서 0-1로 패했던 네덜란드는 경기 초반 승점 3점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전반전에만 마리오 고메즈에게 2골을 헌납하면서 의지마저 잃었다.
8강 자력 진출에 실패하면서 네덜란드는 사면초가의 위기를 맞았다. 최근 내분설로 진통을 겪은데다 이번 경기에선 생각지 못했던 허리 통증까지 더해져 만신창이가 된 분위기다.
모든 문제는 허리에서 발생했다. 특히 18세 왼쪽 풀백 제트로 빌렘스의 부진이 아쉬웠다.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18세)의 빌렘스는 독일의 파상 공세에 당황했다. 위험한 장면들을 노출하면서 수비 붕괴의 근원이 됐다.
독일전에서 왼쪽 풀백을 맡은 빌렘스는 토마스 뮐러를 앞세운 독일의 오른쪽 라인에게 고전했다. 뮐러를 비롯해 메수트 외질, 필립 람은 자리 변경과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빌렘스를 괴롭혔다. 이에 당황한 빌렘스는 왼쪽 뒷공간을 내주면서 문제를 야기했다.
빌렘스의 부진에는 이브라힘 아펠라이의 수비 가담 문제도 한몫했다. 왼쪽 윙어로 나선 아펠라이의 수비 가담이 적어지면서 네덜란드의 허리 통증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실점 장면도 모두 왼쪽에서 시작됐다. 특히 전반 38분엔 빌렘스가 중앙 수비에 가담하면서 팀의 수비벽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슈바인스타이거의 패스 한방에 무너졌다. 뒤늦게 침투하는 고메즈를 향해 달려갔지만 이미 실점을 막기엔 늦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빌렘스는 잦은 파울까지 범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반 36분엔 자신의 뒤로 침투하는 뮐러를 뒤에서 밀어 넘어뜨린 것을 비롯해 파울로 선언되진 않았지만 터치라인 부근에서 거친 수비로 외질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대회를 앞둔 시점부터 네덜란드의 왼쪽 수비는 고민거리였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맹활약했던 반 브롱크호스트가 은퇴하면서 생긴 공백이 컸다. 네덜란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자 급구에 나섰다. 평가전에서 다양한 실험을 감행했지만 모두 신통치 않았다.
이 가운데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빌렘스에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주며 성장하기만을 바랬다. 그러나 불만족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당시 마르바이크 감독은 빌렘스에 대해 "아직 어리고 배울 것 이 많다"며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결국 네덜란드는 가장 우려했던 허리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탈락 위기에 몰리고야 말았다.
한편 벼랑 끝에 몰린 네덜란드는 오는 18일 포르투갈과 B조 3차전을 벌인다.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네덜란드의 고심은 더욱 깊어진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루이스 나니를 앞세운 측면 공격이 강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과연 허리가 안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2패 뒤 포르투갈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네덜란드가 과연 수비 문제를 극복하고 기적을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마리오 고메즈를 수비하는 제트로 빌렘스 (C)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캡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