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부산, 조영준 기자] 8년 만에 올림픽 출전을 결정지은 여자배구대표팀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일본대표팀 1진에게 당한 22연패의 사슬을 끊었고 올림픽예선전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세계의 강호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똘똘 뭉친 동료들 간의 신뢰도 더욱 돈독해졌다. 그러나 여자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은 부상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부상으로 그랑프리 출전이 힘든 선수는 김연경(24, 터키 페네르바체), 김사니(30, 흥국생명), 황연주(26, 현대건설) 그리고 정대영(30, GS칼텍스) 등이다.
최종 엔트리 12명 중 4명이 코트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9일 열린 터키와의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2012' 2차전에서 정대영은 블로킹을 하고 내려오다가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결국 코트에 나설 수 있는 인원은 8명으로 줄어들었다.
경기를 마친 김형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 째도 부상방지, 두 번째도 부상방지다. 세 번째는 실전 경험을 통해 우리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양국의 대기 선수를 통해 한국의 심각성이 나타났다. 터키 선수들은 4~5명의 선수들이 코트 밖에서 몸을 풀고 있었지만 한국의 대기 선수는 임효숙(30, 도로공사)과 하준임(23, 도로공사) 뿐이었다. 한국은 총 8명의 인원을 가지고 그랑프리 대회를 치러야 한다.
김형실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아지는 점이 걱정스럽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황)연주와 (정)대영이가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 올림픽에 출전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자대표팀은 지난해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6개월 동안 6라운드에 걸쳐 치러진 국내 V리그를 마친 뒤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연경은 터키 자국리그는 물론 유럽 각지를 다니며 챔피언스리그를 치렀다.
누적된 피로는 부상의 늪으로 이어졌다. 선수층이 얇은 한국은 대체 선수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비교해 부산 그랑프리에 출전하고 있는 터키와 일본은 두터운 선수층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은 에이스인 기무라 사오리(26)를 이번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또한 기무라와 함께 날개 공격을 이끌고 있는 에바타 유키코(22)와 주전 세터인 다케시타 요시에(34) 그리고 주전 리베로인 사노 유코(33)와 주장인 아라키 에리카(28)도 벤치를 지켰다.
이들 외에 출전시킬 자원이 풍부한 일본은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제공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보호에 나섰다. 한국도 부상 방지를 위해 부상 선수들을 아끼고 있지만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사기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주전 센터 양효진(23, 현대건설)은 "부상을 당하는 선수들이 나와 걱정이 되지만 모두들 올림픽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자하는 의욕이 크기 때문에 분위기는 여전히 좋다. 또한 올림픽예선전에서 좋은 결과는 물론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현재 부상 중인 선수들의 상태가 크지 않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김형실 감독은 "황연주는 오른손을 다쳐 2주 진단을 받았다. 정대영도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올림픽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크진 않다"고 안도감을 드러냈다.
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부상 선수를 방지하는 것이 김형실 감독의 계획이다. 그랑프리 대회를 마친 여자대표팀은 그랑프리 대회를 마친 뒤 짧은 휴식을 가진다. 그리고 이달 29일 다시 진천선수촌에 입촌할 예정이다.
김형실 감독은 "모든 것은 7월에 열리는 올림픽에 맞추고 있다. 이달 29일에 입촌한 뒤 다음달 10일이나 11일 쯤 러시아로 전지훈련을 갈 예정이다. 그곳에서 강호인 러시아와 연습 경기를 치르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또한 시차 적응도 미리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올림픽예선전을 앞두고 중국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중국 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치르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린 점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부상선수가 올림픽에 뛰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점과 러시아에서 진행될 전지훈련, 여기에 하나로 똘똘 뭉친 선수들의 자신감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사진 = 한국여자배구대표팀, 황연주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