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청주, 강산 기자] 4점의 점수 차를 지켜내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필승조'가 가동됐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믿었던 한화 이글스의 필승조는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한화는 28일 청주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2번째 맞대결서 7회와 8회, 2이닝 동안 6점을 내주며 5-7로 역전패했다. 2연승 후 또다시 2연패다. 특히 승리를 지켜줄 거라 믿고 내보낸 '필승조' 박정진-송신영이 6점이나 내줬으니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한대화 감독도 "불펜이 이틀 연속 부진했고 추가점도 나오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6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친 선발 투수 양훈에 이어 7회초 5-1 리드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박정진은 아웃카운트 2개만을 잡아내며 1피홈런 3볼넷 4실점, 5-5동점을 허용했다. 지난 22일 시즌 첫 선을 보였을 때도 박정진의 직구 최고구속은 130km/h대 중반에 그치는 등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한 듯 보였다. 이날 박정진은 2사 후 볼넷으로 내보낸 승계주자가 홈을 밟는 바람에 패전투수가 됐다.
박정진은 2번째 등판인 24일 KIA전서도 1.1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실점의 부진을 보이며 위기 상황을 연출한 바 있다. 박정진은 2경기 연속 부진에 이어 28일 경기에서도 제구 난조를 보였다. 7회초 오윤, 허도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대타 지석훈을 상대로 던진 136km/h짜리 직구가 실투로 연결, 좌측 담장을 넘는 스리런 홈런이 되고 말았다. 이후 박정진은 정수성에게 또다시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박정진에 이어 등판한 송신영도 승리조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송신영은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이택근에게 2루타를 허용, 박정진이 남겨 놓은 주자 정수성이 홈을 밟아 5-5 동점을 허용했다.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신영은 선두 타자 강정호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허용한데 이어 오윤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결국 송신영도 2사 1, 3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6회까지 투타 밸런스도 괜찮았다. 타선은 2회말 5점을 뽑아내며 선발 양훈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양훈은 6이닝 1실점,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올 시즌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던 승리조 불펜이 무너진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타선 집중력 부재로 부진할 당시 한대화 감독은 "불펜 쓸 일이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금은 타선이 어느 정도 살아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불펜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5경기서 한화 계투진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9.89, 선발이 완전히 무너진 27일 경기를 제외하면 아쉬운 성적임이 분명하다.
한화는 29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4월 일정을 모두 마친다. 5승 12패로 마치느냐 4승 13패로 마치느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지난 시즌에는 4월에 6승 1무 16패, 승패 마진이 두자릿수(-16)까지 벌어지는 바람에 반격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한화는 4월 내내 다양한 패턴으로 패배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한 번 경험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반격의 여지는 충분하다.
한대화 감독은 "4월 경기 수는 작년보다 적다. 5월을 얼마 만큼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다"며 "사실 계산대로 안 되는 게 야구"라고 설명했다. '좌정진-우신영'의 균형 잡힌 승리조에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가 버티고 있는 승리조에 대한 기대치는 높았지만 지금까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한화로써는 타선이 어느 정도 살아난 마당에 승리조의 부진이라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긴 셈이다. 지난 KIA전서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한 뒤 3연패로 4월을 마감한다면 팀 분위기에도 좋은 영향을 줄 리 없다. 4월 마지막 경기인 30일 경기에서 한화 불펜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에 관심이 모인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시즌 전체의 분위기가 좌우될 수도 있다. 승리조의 활약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사진=박정진, 송신영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