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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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포츠와 J-Pop의 독특한 마케팅

기사입력 2012.04.24 08:35 / 기사수정 2012.04.24 08:35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최근 일본 프로스포츠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이 증가세가 눈에 띈다. 일본프로야구의 이대호, J리그의 김보경, 조영철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진출로 일본 스포츠에 관심을 갖는 팬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꾸준한 소식과 중계가 이어지며 자연스레 스포츠 문화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마케팅, 홍보 등 귀감이 될 법한 사례들이 알려지며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일본의 대표적 마니아 문화인 애니메이션, 음악, 영화 등이 일상생활과 다름없는 스포츠와 결합하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스포츠-문화의 결합에 따라 서로 다른 문화를 좋아하는 팬들의 교류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와 J-Pop이 깊은 관계를 맺어가며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고시엔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역대 입장고 선정가수)

- 고교야구는 J-Pop 인기 등용문

일본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대회는 전일본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다. 고시엔은 수많은 일본 야구 스타들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J-Pop의 스타들도 배출했다.

1962년부터 적용된 대회 입장 행진곡은 기존 군국주의 색채를 가진 행진곡을 대채하기 위한 방안으로 J-Pop 스타들 중 가능성, 인기, 대중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선정된 가수들도 다양하다. 트로트 가수부터 아이돌 그룹까지 고시엔의 역사와 함께 J-Pop의 시대별 척도를 알 수 있다는 점이 팬들에게는 흥미롭다.

실제 가수들이 부르지는 않지만 일본 경시청 취악대의 연주에 의해 울리는 고시엔 입장곡은 J-Pop에서 다루는 비중이 크다. 선정된 가수는 ‘XXXX년도 고시엔 입장곡 선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가수 생활 내내 주요한 홍보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시엔 입장곡 선정 가수로는 대표적으로 ZARD, 우타다히카루, SMAP, TOKIO, AKB48에 이르기 까지 밴드, 그룹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선정된다.

선정 기준은 고시엔의 정신과 일치하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느냐 여부다. 대체적으로 사랑이야기 보다는 동기를 유발하고, 꿈을 꾸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ZARD는 1994년 지지마(負けないで)라는 노래로 마니아층을 넘어 전 일본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노래는 이후 오사카 한신타이거즈의 응원곡으로 쓰이고 있다.

고시엔 입장곡은 대개 일본 국내 가수로만 한정하지만 예외가 딱 한번 있었다. 2001년 비틀즈의 전 멤버인 조지 해리슨의 암투병 응원으로 비틀즈의 히트곡 편집곡이 선정됐다.

이후 해외 가수들에게는 문호를 개방하지 않은 고시엔은 최근 상승하는 한류 인기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 국민적 인기를 끌수 있는 좋은 기회인 고시엔은 한류 스타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전망이다.

고시엔은 본선 전 경기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되며 연간 시청률 50%가 넘어 공중파 방송 중 유일하게 홍백가합전(가요대상)을 능가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 J-Pop 어느 정도 스포츠에 녹았나

가장 권위 있는 고시엔 입장곡 외에도 J-Pop은 각 스포츠에 스며들어 있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에서 스포츠 선수가 게스트로 출연할 뿐만 아니라 선수와 가수간의 친분으로 응원곡을 제작하기도 한다. 각 방송사 별로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 마다 주제곡을 보유해 서로가 '윈윈'하는 효과를 불러온다.

내한 공연을 앞둔 대표적인 락 밴드 ‘라르크 앙 시엘’은 지난해 데뷔 20주년 콘서트에 일본 국가대표급 축구, 야구 선수를 초청해 한 무대에 섰다. 지난 해 일본야구 홈런왕 나카무라 다케야, J리그의 나카무라 켄고 등 스포츠 스타들을 응원하는 노래를 부르며, 스타들에게는 자신들의 종목을 홍보할 기회를 부여했다.

특히 ‘라르크 앙 시엘’은 각종 OST와 주제곡을 많이 부르는 가수로 유명한데 지난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응원 주제가를 발표해 스포츠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라르크 앙 시엘은 단발적인 스포츠 물타기가 아닌 꾸준한 관심과 교류로 부동의 1위 밴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심사위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 스타 출신 ‘보아’는 일본 TBS 프로야구 중계방송 주제가를 불러 일본 현지 가수와 동등한 입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보아’는 ‘Beautiful Flower’로 3년째 TBS 야구 중계 오프닝을 담당하고 있다.

- 한국 스포츠와 K-pop는?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는 중계 방송사 별로 주제곡을 보유하며 확장해 가고 있다. SBS ESPN은 The Crack의 전력질주, KBS N SPORTS는 타카피의 '치고 달려라'로 야구와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을 흡수하고 있다. 특히 이 곡들은 매년 새로운 버전으로 편곡, 변화하고 있다.

K리그는 수원 블루윙즈와 뗄 수 없는 관계인 노브레인이, 헌정앨범, 서포터즈와 함께하는 콘서트를 가지며 스포츠와 K-Pop의 결합 효과를 누렸다. 이 외에도 FC 서울이 다양한 응원곡을 가수들과 함께 꾸려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K-Pop이 스포츠와 완전히 결합돼 효과를 누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월드컵, 올림픽 같은 대중적인 스포츠이벤트를 제외하곤 가수와 스포츠의 관계는 일시적이라는 여론이 크다. 평소에는 관심 한 번 보이지 않다가 월드컵, 올림픽 특수를 타고 등장하는 가수들이 더러 있어 스포츠 팬들의 반감을 사고 있기도 하다. 스포츠 구단도 단발적인 초청으로 ‘쉬는 시간 볼거리’만 제공하려 해 효과는 미비하다는 평이다.

해외에서 선전하는 K-Pop, 나날이 선전을 거듭하는 한국 스포츠가 결합하여 파생된 가치를 만든다면 서로를 등에 업고 선전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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