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현 한국 남자 싱글 챔피언인 김진서(16, 오륜중)가 피겨 스케이팅 최고 난이도의 기술인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시도했다. '남자 피겨의 희망'이었던 이동훈(25)이 국내 최초로 시도했던 4회전 점프는 외국 정상급 스케이터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이동훈 이후, 국내 선수들 중 쿼드러플 토룹 점프를 시도한 이는 없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피겨에 입문한지 불과 3년 만에 국내 정상에 오른 김진서가 이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
김진서는 지난 7일, 서울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54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별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남중부 A조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쿼드 토룹 점프를 시도했다.
비록, 완벽하게 랜딩을 하지 못하며 빙판에 넘어졌지만 회전수를 인정받았다. 김진서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과 쿼드 토룹, 그리고 트리플 러츠에 이은 더블 토룹 점프를 구사했다. 시험 삼아 시도한 4회전 점프는 아직 완벽하지 못했다. 하지만, 회전수를 인정받는 성과를 올렸다.
다음날인 8일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진서는 다시 쿼드 토룹에 도전했다. 그러나 전날처럼 인정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김진서에게 4회전 점프는 아직 '도전의 대상'이다. 쿼드러플 점프는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할 기술이다. 비록, 깨끗하게 랜딩하지 못했지만 회전수를 채우고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김진서는 지난 1월 초에 열린 'KB금융그룹,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2' 남자 싱글 시니어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를 마친 뒤, 종종 4회전 점프에 도전했지만 최근에는 다른 점프에 집중해왔다.
김진서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최근에는 트리플 악셀을 비롯한 다른 점프를 안정시키기 위해 4회전 점프 연습을 잠시 접었다. 하지만, 경기 당일 김진서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서 과감히 시도를 했다"고 전했다.
김진서의 지도자인 최형경 코치는 경기 당일 선수의 컨디션이 좋은 점을 감안해 쿼드 토룹 시도를 결정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종별선수권대회는 국제대회를 소화한 몇몇 경쟁자들이 출전하지 않았다. 순위에 부담이 없었고 4회전 점프를 점검할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과감히 도전했다.
본격적으로 쿼드 러플 점프에 돌입한 시기는 지난 2월 중순에 출전한 전국 체전을 마친 뒤였다. 트리플 점프 5개(토룹, 살코, 룹, 플립, 러츠)를 초고속으로 완성한 김진서는 쿼드 토룹을 연습한지 3일 만에 회전수를 채웠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공률은 높지 않다. 지금까지 모든 점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온 김진서는 서두르지 않고 4회전 점프를 완벽하게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차기 시즌에 쿼드러플 점프를 구사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트리플 악셀과 3+3 콤비네이션 점프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4회전으로 가기 위한 과정을 더욱 탄탄하게 다진 뒤, 쿼드 토룹에 집중해도 늦지 않다는 뜻이다.
공중에서 3바퀴 이상을 도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기서 한 바퀴를 더 회전한다는 것은 몇 배로 힘들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4회전 점프를 구사하는 남자 싱글 스케이터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석 달 만에 트리플 5종 점프를 완성시킨 김진서는 트리플 악셀의 영역도 넘어섰다. 이제 남은 것은 '꿈의 기술'인 4회전 점프다. 종별선수권에서 회전수를 인정받은 김진서는 서두르지 않고 완벽하게 완성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진 = 김진서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