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2:09
스포츠

'거포' 없는 韓여자배구, 몬타뇨같은 선수 안나오나

기사입력 2012.04.09 08:00 / 기사수정 2012.04.09 08:0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시즌 여자배구는 한 마디로 '몬타뇨 천하'였다. 정규시즌 1076점이라는 어마어마한 득점을 올리며 득점 1위에 올랐고 50.69%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종합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국, 몬타뇨는 소속 팀인 인삼공사를 우승으로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에 등극했다.

또한, 챔피언결정전 1차전부터 5차전까지 홀로 157점을 올렸다. 5경기 평균 31.4점의 득점을 기록했다. 1차전에 기록한 공격점유율 49%를 제외하면 나머지 4경기에서는 모두 50%를 넘어섰다. 특히, 3차전은 62.24%에 달했고 5차전은 60.16%에 이르렀다. 기록을 보면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홀로 책임졌다는 결과가 나온다.

인삼공사의 최대 약점은 레프트 포지션에 위치한 한유미와 이연주의 서브리시브가 약하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의 공격력도 몬타뇨를 받쳐주기에 2% 부족했다.

몬타뇨는 이러한 점을 극복해냈다. 세 시즌동안 국내리그에서 뛰면서 한국배구에 완벽히 적응했다. 좋은 볼은 물론, 안 좋은 볼도 처리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블로킹 위로 들어오는 높이와 파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첫 시즌에는 조금은 투박하다는 느낌을 줬지만 한국배구에 적응하면서 연타와 상대 블로킹을 이용하는 기술까지 연마했다.

오픈 공격과 백어텍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간차와 이동 공격 등 다양한 공격 패턴까지 연마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탈리아 리그 진출을 노렸던 몬타뇨는 사정의 여의치 않자 다시 국내리그 복귀를 선언했다. 그리고 예전보다 한 단계 진화해서 돌아왔다. 뛰어난 기량과 함께 개인 훈련에도 전념하는 성실한 노력이 오늘날의 몬타뇨를 완성했다. 다시 돌아온 몬타뇨를 지원해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힘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몬타뇨는 단순히 인삼공사의 우승만을 이끈 것이 아니었다. 뛰어난 선수가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인드를 보여줬다. 박삼용 인삼공사 감독은 "몬타뇨는 자신의 플레이가 안 되면 개인훈련도 열심히 할 만큼 한국 문화에 적응했다"고 평가했다.



인삼공사의 '맏언니'인 장소연도 "몬타뇨처럼 기량은 물론, 마인드도 뛰어난 선수는 다시 보기 힘들다. 팀 훈련에도 매우 성실하게 참여하고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파이팅을 불어넣어 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의 역할은 결정적인 볼을 처리해주는 것과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몬타뇨는 이러한 역할에도 충실했지만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몬타뇨는 경기의 흐름을 바뀌는 절묘한 디그도 보여줬다.

우승을 위해 뛰어난 기량과 성실한 자세를 갖춘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인삼공사가 우승을 차지한 이유 중 하나는 몬타뇨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배구는 몬타뇨 못지않은 세계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있다.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MVP로 선정된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이다. 열악한 선수층에서 김연경과 같은 선수가 나온 점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김연경 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몬타뇨처럼 높이와 파워를 갖춘 선수는 나오기 어렵다. 하지만, 손목과 어깨가 아닌 허리와 온몸을 활용해 볼을 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또한, 위기 상황에서 해결사의 역할을 수행할 '토종 공격수' 부재가 아쉬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자배구 6개 구단에서 대부분 '주포'로 활약하고 있는 이는 외국인 선수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국내 리그는 물론,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토종 공격수'의 존재는 한국 여자배구 발전을 위해 매우 필요한 요소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는 수준급의 경기력을 펼치며 팀에 큰 보탬이 된다. 하지만,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종 거포'를 배출하는 점도 한국 여자배구의 과제 중 하나다.



[사진 = 몬타뇨, 한유미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