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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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은퇴' 이종범 "모든 것 불태웠던 삶, 후회 없어"

기사입력 2012.04.05 14:26 / 기사수정 2012.04.05 15:45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42, KIA 타이거즈)이 그라운드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이종범은 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소감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밝혔다.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종범은 "이제 나에게 선수라는 이름을 붙이지 못하게 됐다"고 운을 뗀 뒤 "많은 이들의 사랑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됐다.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런 은퇴 선언으로 모두가 놀랐을 것이다. 본인 역시 외롭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여러분들께 분명히 해야할 것이 한가지있다. 은퇴 결정은 절대 갑작스럽게, 충동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에서 은퇴에 관련된 얘기를 처음 들은 것은 2008시즌이 끝난 뒤였다. 이후 하루라도 은퇴라는 단어를 잊고 산적은 없다. 그때부터 내 목표는 하나였다.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옷을 벗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이종범은 "대주자, 대수비 등 타이거즈가 이기는데 보탬이 될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으로 훈련했다. 수비에 구멍이 나면 내야수로도 다시 뛰었던 이유다. 은퇴 조건은 그것뿐이었다. 다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번 은퇴 결심도 그것 때문이었다. 팀에서 내가 할 몫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맘먹고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종범은 "모든 것을 불태웠던 삶이기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타이거즈에 들어오기 위해 야구를 했던 시절이 있다. 해태 유니폼을 입었을 때 정말 기뻤다. 또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은퇴할 수 있었기에 감사했다. 은퇴는 내 선택이다. 괜한 오해로 다른 사람이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또한 모든 이들의 따듯한 배려가 있었기에 이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종범은 은퇴 후의 진로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종범은 "선수 생활 마지막에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주변의 아버지들, 나를 보며 힘이 됐다며 손을 꼭 잡아주셨던 분들께 희망이 되고 싶어 더욱 열심히 했다"며 "난 이제 은퇴하지만 또 다른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한다. 두 번째 인생에서는 반드시 성공하겠다. 코치의 연수는 내게 큰 의미가 없다. 선진 야구의 대부분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종범은 "보다 넓은 세상을 보며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보려 한다.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공부하겠다. 언젠가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고 여러분을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종범은 1993년 KIA의 전신 해태 타이거즈에서 프로야구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한 팀에서만 16시즌을 뛰며 타율 2할 9푼 7리 194홈런 730타점 510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또한 1997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직후 일본 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건스에 입단, 2000시즌까지 활약한 뒤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복귀 후 첫 시즌인 2001년 45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11홈런 37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고 이듬해인 2002시즌에도 타율 2할 9푼 3리 18홈런 59타점 35도루를 기록하는 등 활약을 이어가며 팀의 정규리그 2위에 큰 몫을 했다. 이종범은 국내에서 활동한 16시즌 동안 2007, 2008, 2010시즌을 제외하곤 단 한차례도 타율이 2할 6푼 미만으로 떨어진 시즌이 없다.

특히 이종범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 동료들과의 꾸준한 경쟁을 통해 1군에서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많은 귀감이 되는 선수다. 지난 시즌에도 이종범은 1군 무대에서 97경기에 나서 타율 2할 7푼 7리 3홈런 24타점을 기록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2009시즌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서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으로 'KIA' 타이거즈의 첫 우승에 일조했다. 이종범의 은퇴 선언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한 이유다.



[사진=이종범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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