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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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홈경기장에서 이 사람 모르면 간첩!!

기사입력 2004.11.11 00:11 / 기사수정 2004.11.11 00:11

김주영 기자

'서울 SK 나이츠 장내 아나운서 박종민씨를 만나다'

직접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보고 즐기러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또 하나의 즐거움. 바로 장내 아나운서의 통쾌하고도 정확하며 재치 있는 진행일 것이다. 

농구, 그리고 서울 SK의 팬으로서 몇 시즌동안 서울 홈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했던 필자에게 항상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사람은 장내 아나운서 박종민씨. 물론 항상 경기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뒤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수고하고 계신 많은 분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매시즌, 매경기마다 경기장에서 그를 볼 수 있었고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같이 흥분할 수 있었기에 홈경기에서 그의 위치와 역할은 매우 크게 느껴졌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 또한 많이 있었다. 

이번 시즌 역시 취재겸, 경기 관람겸 경기장을 찾았을 때, 낯익은 그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었고 서울 SK구단 전문 기자로서 취재를 요청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간단한 인사와 소개가 있은 후, 매우 친절하고도 재치 있게 응해준 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 장내 아나운서를 오래 하신 걸로 아는데 언제부터 하신거죠?
A : 99 ~ 2000 시즌부터요. 99년도부터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는거죠.

Q : 처음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A : 기획사 사장님이 학교 선배세요. 그래서 처음엔 거의 잡혀오다시피 했죠. "넌 이걸 해야돼!!" 하시면서요. 그리고 이거 아니면 할 게 없어요.(웃음)

Q : 그럼 농구 시즌 아닐 땐 뭐하세요?
A : 저는 거의 주기가 있어요. 야구랑 여자 농구 아나운서 일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4월 ~ 6월엔 야구(SK 와이번스)하고, 6월 ~ 9월엔 여자 농구, 그리고 10월부터는 남자 농구하고 그래요.

Q : 지난 시즌에 보니까 올스타전 때도 직접 사회를 보시던데..
A : 처음 들어오면서부터 올스타전도 계속 했어요. 올해도 아마.. 하게될 거에요. 이번 시즌에는 29일 전주에서 공식 개막전이 있었는데 제가 거기 사회도 보고 올라왔어요. 경기 시작 전에 개막 행사를 제가 진행한 건데.. 특이한 경우죠.

Q : 선수들이랑도 잘 알고 지내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A : SK 선수들과는 알고 지내죠. 그래도 경기 중에나 시즌 중에는 힘드니까 비시즌 때에 행사 사회를 보고 그러면서 만나고.. 팬들과의 만남이나 뭐 그런 행사 있잖아요. 선수들도 그럴 때나 만나지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하는 건 없어요. 제가 술을 안 먹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만나서 할 것도 없고..(웃음)

Q : 그럼 다른 팀 선수들과는 어떤가요? 경기장에서 종종 마주칠텐데.. 혹시 친한 선수가 있다면?
A : 다른 팀에서는 KTF의 조동현 선수요. 친하게 지내는 편이고 종종 전화 통화도 하고 그래요. SK에서도 조상현 선수랑 친한데, 두 형제랑 친하게 지내죠. 그리고 제가 올스타전 사회를 보고 그러니까 다른 팀에서는 거의 메인 선수들,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들 정도는 만나면 인사하고, 그렇게 알고 지내요.

Q : 제가 SK 선수들 미니홈피를 구경하다가 아나운서님 것까지 연결되어 있길래 한 번 가보게 됐었거든요? 임효성 선수 홈피에 있는 사진 보고 갔었는데 임효성 선수는 이번 시즌 신인인데 친하신 편인가봐요? 아님 그 전부터 알고 계셨는지..
A : (본인의 미니홈피를 봤다는 사실에 놀라시며..) 제 거 보셨다구요? 네. 임효성 선수랑 일촌이에요. 그 전부터 알고 지낸 건 아니구요. 농구를 꽤 잘하는 선수라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고, 이번에 SK 들어오면서 직접적으로 알게됐죠. 메인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당히 많이 가진 선수라고 생각해요. 정말 기대할 만한 선수죠.

Q : 99년도부터 계속 해오면서 빠진 적 없이 모든 경기를 다 하셨나요?
A : 제가 작년 제작년 시즌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못한 적이 있는데 개막전에만 병원을 탈출해서 제가 했었어요. 중요한 건 '병원을 탈출'했다는 거죠. 병원에서 다들 저보고 미쳤다고 그랬어요.(웃음) 그런데 개막전만은 다른 사람 시키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제가 했고, 그 다음부터 11월 경기는 진행을 못했어요. 그 때 이외에는 다 했죠. 
처음에 제가 시범 경기 10구단을 다 돌아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잘 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올스타전도 하게 되고 여자 농구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정말 잘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버렸죠. 이제는 직업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하는 것도 좋고, 배우러 오는 애들도 있고.. 지금 KCC 이지스 장내 아나운서 하고 있는 남녀 두 명이 제 제자에요. 그들은 저한테 거의 맞으면서 배웠어요.

Q : 정말 힘들거나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지..
A :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 때는 없어요. 그런데 우리 팀이 경기에서 지면 속상하죠. 특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지면 너무 속상해요.

Q : 인상 깊었던 경기나 장면이 떠오르는 게 있는지.. 있다면 언제?
A : 인상 깊었던 경기요? 우리가 KCC랑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그 때 조상현 선수가 종료 몇 초 안남기고 3점슛 성공시켰을 때!! 그 때 경기가 제일 인상 깊게 남아 있고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Q : 이 일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 제 목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같이 흥분하는 게 좋아요.

장내 아나운서 자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던 중 SK 강양택 코치님께서 오시더니 박종민씨와 인사를 나누다가..
박종민씨 : "오늘도 이겨요~" (홈경기 2연승 후 KTF와의 경기 전이었음.)
강양택 코치 : "게임은 니가 이기게 해주는거야~"(웃음)
   

들으셨죠?(웃음) 제가 선수들 뛰는 걸 직접 조율할 수는 없지만, 코트에서 제일 가까운 위치에서 관중들을 조율하면서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좋아요.

Q : 그 때 그 때 상황에서 필요한 멘트 같은 건 즉석에서 하시는 건가요?
A : 하도 오래 되어서 어느 정도 틀이 있고, 그래서 어려운 건 없어요. 그런데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하죠. 가르치는 애들이 있어서,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랑 똑같아 지는 거거든요. 제가 개발을 해야 차별화 되고, 그렇기 때문에 힘들어요. 그리고 SK가 다른 구단에 비해 경기 중간 중간에 이벤트 같이 하는 게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해야 할 일들이 많고, 그런 것도 힘들죠.

Q : 이번에 SK가 홈경기장을 학생 체육관으로 옮겼는데 관중 수용 규모도 작아지고.. 그런 점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 홈경기장 옮긴 건 잘했다고 생각해요. 우선 관중석이랑 코트가 가깝기 때문에 농구 보기가 용이하고요. 좌석이 적어서 적은 인원이 와도 많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고요. 그리고 이제 제가 여기 앉아 있으면서 관중석이 다 보여요. 예전엔 워낙 넓어서 좌석이 다 보이지도 않았거든요. 입지적으로도 지하철 역에서 나오면 바로 있으니까 더 가까워졌고.. 무엇보다 관중들이 즐기기에 더 좋은 조건이 된 거죠.

Q : 마지막으로, 농구 팬들에게 또는 엑스포츠 뉴스를 통해 이 내용을 볼 모든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 농구라는 종목에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SK 팬들이 많아져서 발전하는 걸 바라지만요.(웃음)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농구에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시고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우승이 첫 번째 에요!! (웃음) 



인터뷰 내내 편안하게 분위기를 이끌어 주셨던 박종민씨. 농구를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알며 끊임 없이 발전해나가려는 그는 정말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그리고 팀의 우승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다는 그. 그러한 의지와 노력이 그를 인정 받는 아나운서로 만든 것 아닐까. 

이번 시즌 홈경기 3연전을 기분 좋게 승리로 장식한 서울 SK 나이츠!! 그 현장엔 항상 그가 있었고, 그를 통해 더욱 팬들은 열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필자도, 관중들도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흥분할 것이고. 그것이 또한 팀의 승리에 기여하길 기원해본다.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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