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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특집 ④] 도로공사, 작은 키를 서브와 조직력으로 극복하다

기사입력 2012.03.23 08:31 / 기사수정 2012.03.23 08:3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대형 국내 공격수도 없고 노련한 세터도 없다. 그리고 주전 선수들 중, 180cm를 넘는 이는 외국인 선수인 이바나 네소비치(23)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올 시즌 여자배구 정규시즌 2위에 오른 도로공사의 선수 구성은 결코 좋지 않다. 그러나 끈끈한 조직력과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시즌 2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여름에 열린 IBK기업은행 KOVO컵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도로공사는 2008~2009, 그리고 2009~2010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출한 스타 선수가 없었고 공격력도 떨어졌다. 그러나 패배의식을 버리면서 2010~2011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시즌부터 도로공사의 지휘봉을 잡은 어창선(44) 감독은 "포지션에 고정된 플레이만 할 것이 아니라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조를 내세우며 팀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자신의 위치에 국한된 플레이가 아닌 팀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협력 플레이'를 강조했다. 또한, 특정 선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않는 다양한 패턴도 주문했다.

이러한 노력은 조금씩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결국,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21일 열린 인삼공사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서 도로공사는 1-3으로 역전패했다. 비록, 승수를 올리며 정규 시즌을 마감하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어린 선수들에게 코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구력이 짧은 어린 선수들은 물러서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며 인삼공사와 접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V리그 여자부 최고의 공격수인 몬타뇨는 홀로 36점을 올렸다. 높이가 낮은 도로공사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몬타뇨의 공격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출전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인삼공사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올 시즌 도로공사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시즌 도중에 영입된 이바나의 활약이 컸다. 그러나 주전 선수 전원이 강한 서브를 구사한 점과 팀플레이에 희생한 점도 도로공사의 상승세에 큰 몫을 해냈다.

도로공사는 시즌 막판, 9연승 행진을 펼쳤지만 승수와 비교해 승점이 부족했다. 승점 2점 경기인 풀세트 승리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5세트까지 가는 경기에서 도로공사가 승률이 높은 이유는 흔들리지 않는 조직력과 강한 서브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장점이 많은 만큼, 단점도 많다. 또한, 지속적으로 상위팀에 남으려면 개선해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도로공사의 배구가 가치 있는 이유는 '고유 명사'를 지녔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자신 만이 내세울 고유의 색깔을 점점 완성하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없는 상황 속에서 도로공사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진 = 도로공사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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