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철퇴축구와 신공이 충돌한다. 거침없는 상승 가도의 울산과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성남이 만난다.
울산 현대와 성남 일화가 오는 16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두 팀 모두 이번 경기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강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두 차례 맞대결에서 서로 1승씩 주고 받은 양 팀은 '외나무 다리' 대결을 앞두고 있다.
울산은 시즌 초반 질주를 이어가려 한다. 리그에서 포항과 경남을 상대로 철퇴 축구의 위엄을 과시하며 승리를 챙겼다.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하면 3연승이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울산은 지난 시즌에 비해 공격이 강화됐다. 본래의 철벽 수비에 공격까지 더해진 '완전체'로 거듭났다. 울산의 간판 김신욱과 이근호의 빅 앤 스몰 조합이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여기에 김승용의 가세와 용병 듀오 아키와 마라냥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김호곤 감독을 미소짓게 한다.
수비도 견고하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동시에 주장을 맡은 곽태휘의 지휘 아래 막강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에스티벤의 안정된 리드와 김영광의 거침없는 선방도 한몫했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성남은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이번 시즌 기대와 달리 아직 1승이 없다. 울산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해 리그 우승을 향한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상주와 전북에게 각각 1무 1패를 당해 금 간 자존심 회복이 시급하다.
부담스러운 원정길이지만 신태용 감독은 특유의 자신감을 보였다. 신 감독은 지난 상주전 후 기자회견서 "울산에 대한 전력 분석이 완전치 않지만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잘 준비해서 원정에서도 좋은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철퇴 축구에 맞서는 성남의 화두는 '용병 트리오'다. K리그 적응을 마친 '에벨 형제'와 요반치치가 울산 골문을 노린다.
에벨톤은 전북전에서 2골, 에벨찡요는 챔피언스리그 가시마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기량을 과시했다. 초반 침묵했던 요반치치 역시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상주전에서 0-1 패색이 짙던 후반 인저리타임, 극적인 헤딩골로 팀을 구했다. 이들의 발끝에 성남의 운명도 걸린 분위기다.
'국대 듀오' 한상운과 윤빛가람의 부활 여부도 화젯거리. 야심차게 영입한 두 이적생은 최근 부진했다. 한상운의 황금 왼발은 무색해졌고 윤빛가람의 활약도 밋밋한 상황. 이번 울산전에서 맹활약으로 신 감독의 확실한 도장을 받겠단 눈치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김신욱과 요반치치 간의 '높이 대결'도 기대된다. 김신욱이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사이 요반치치도 지난 상주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두 선수의 머리와 발 끝이 달아오른 가운데 첫 맞대결을 펼친다. 양 팀에서 적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는 두 선수 간의 활약에 따라 경기결과도 좌우될 수 있다.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울산, 초반 부진 탈출을 노리는 성남 간의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김신욱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