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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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이종격투기 캐스터 '강준형'

기사입력 2004.10.05 20:46 / 기사수정 2004.10.05 20:46

박지훈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이종 격투기 중계 방송은?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바로 KBS SKY에서 2001년 겨울에 시작한 ‘킹 오브 더 케이지’이다. 그렇다면 최초의 이종격투기 캐스터는 누구일까? 현재 KBS SKY에서 프라이드, 판크라스 등 많은 격투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강준형 캐스터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최초의 이종격투기 캐스터

현재 프라이드FC와 판크라스 중계로 잘 알려진 강준형 아나운서. 물론 이종격투기 뿐만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 탁구 등 수 많은 종목을 중계했던 그이지만 가장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것은 격투기이다. 2001년부터 격투기 중계를 한 그는 현재 이종격투기 중계의 표본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지금까지 오기에는 많은 노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기술 부분과 대회 규정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자료나 서적에 많이 의존했다. 하지만 곧 한계를 느끼고 직접 자비를 털어 일본으로 가기도 했다. 그 곳에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기도 하고 많은 인사들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또한 현재 같이 프라이드를 중계하고 있는 차성주 해설위원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기술을 익히기도 했다. 지금은 이종격투기의 역사나 기술 부분에서 어느 정도 지식이 쌓였기 때문에 본격적인 선수들의 근황, 전반적인 것, 비하인드 스토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해설자에게 전적으로 맡길 수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에게 보다 자연스럽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캐스터들의 사전지식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링 아나운서로 깜짝 데뷔

얼마전 국내 입식타격기 대회인 ‘스트라이킥’에서 링 아나운서로 깜짝데뷔하기도 했던 그. 이 경험이 그에게는 일종의 도전이었다. 평소 링 아나운서는 이렇게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반면 아나운서가 외도를 했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평가는 의외로 좋았다. 물론 정작 자신은 창피해서 다시는 안 하겠다고 말했단다.


WOW 여자프로레슬링

그는 이종 격투기 뿐만 아니라 프로레슬링도 하고 있다. 바로 WOW 여자 프로레슬링이다. 물론 판크라스가 실전 프로레슬링이지만 WOW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강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힘들었단다. 그래서 자신은 오히려 쇼적인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스토리를 따라가는 MC같은 입장으로 말이다. 지금은 의외로 WOW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다.


모든 선수들을 존경한다

혹시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오히려 쉽게 얘기하지 못한다. 다만 선수들은 모두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링에 서는 이유. 그런 선수들을 단순히 좋다, 싫다로 평가할 수 없단다. 그래도 집요한 질문이 계속되자 못 이기는 척 살짝 ‘크로캅’이라며 웃는다.


가장 큰 즐거움은 '이변'

실제로 이종격투기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격투기의 가장 큰 즐거움을 ‘이변’으로 꼽는다.

“나는 경기를 중계할 때 절대 예측을 하지 않고 경기 자체를 즐긴다. 격투기는 바로 이변이 더 큰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프라이드 GP 개막전에서 크로캅이 랜들맨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을 때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크로캅이 졌기 때문에 프라이드가 더 재밌어 졌다는 것이다.


캐스터가 되지 않았다면?

교사 자격증이 있는 그는 캐스터가 안 되었으면 선생님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며 웃는다. 사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프라이드의 이미지가 남아 난폭한 사람은 아닐까 짐작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정반대였다. 뭐랄까 마치 옆집 형같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었다. 실제로 이런 얘기를 했더니 웃으면서 그런 적이 많았단다. 한번은 집안일하다 손을 다쳐서 깁스를 했는데 식당가니 아저씨가 격투기하다 다쳤나 그러더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웃고 말았지만 지나고보니 이렇게 자신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방송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변화를 지키되 기본에 충실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좀 더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캐스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아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어떤 이는 ‘스포츠는 스포츠여야 한다. 때문에 중계 또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스포츠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그 이상의 재미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반면에 시대가 변하고 많은게 바뀌니까 스포츠 중계도 재밌어야 한다는 이도 있다. 바로 엔터테인먼트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 중간을 지키고 싶다. 스포츠는 스포츠이되 세상에는 트랜드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거부하기 보다는 수용하면서 기본적인 스포츠의 맛을 지키는 중계를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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