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전망도] F조 ‘철퇴축구’ 울산의 맞수들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지난해 국가 대항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던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가 10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축구에 굶주렸던 국내 축구팬들에게 K리그에 이은 ACL 개막은 열정을 일깨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시즌 ACL은 K리그 팀들의 3년 연속 결승 진출과 참가팀 모두 2차 라운드에 진출하는 등의 우월함으로 축구팬들을 행복하게 해줬다. 올해는 K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를 비롯해 각각 2, 3위를 기록한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그리고 FA컵 우승팀인 성남 일화까지. 본선에 진출한 4팀 중 3팀이 ACL 우승과 세계클럽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어 올해도 아시아 축구 평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인지, 또 누구를 주목해야하는지 충분히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철퇴 축구' 울산은 지난 해 K리그 6위로 챔피언십에 진출했지만 이후 준우승까지 이어가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단기 토너먼트인 ACL에서도 축구팬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개막전 포항과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울산은 베이징 궈안을 홈으로 불러 올시즌 ACL 첫경기를 가지게 된다.

FC도쿄, ACL 첫 출전 그리고 장현수

-2011 자국리그 : 일왕배 준우승
-주목할 선수 : 장현수, 루카스, 카지야마 요헤이

지난 시즌 2부리그에 있던 팀이었으나 일왕배 결승진출을 통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ACL 출전을 확정지었다. 일왕배에서 J리그 우승팀 가시와 레이솔을 만난 덕에 규정에 따라 ACL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올 시즌에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장현수가 입단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던 '피지컬'한 수비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현수는 FC도쿄의 수비수 중 요시모토 카즈나리와 함께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제공권 장악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본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콘도 야스유키가 이적해 역습에 능한 팀 컬러가 적지않이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소년 출신을 육성하는 팀 정책상 카지야마 요헤이, 시모다 코헤이 등 ACL 포함 명단 중 5명의 선수가 어린 시절부터 발 맞췄던 ‘친구’들인 점을 고려하면 조직력은 기대해 볼 만 하다는 평이다. 주로 루카스와 로베르토 세자같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득점을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측면 진용이 다소 부실하다는 평이며 허리진의 압박 능력도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베이징 궈안, K리그와 맞대결 8전8패

-2011 자국리그 2위
-주요 선수: 마르코 마티치, 안드리야 칼루제로비치, 슈 루롱

중국에서는 강호일지 모르나 ACL에서는 승점 자판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었다. 특히 K리그 팀과의 역대전적에서는 8전 8패 1득점 17실점으로 매우 부진했다. K리그 팀 입장에선 분명 두렵지 않은 존재다. 울산은 2009년 조별리그에서 베이징 궈안과 맞붙어 1, 2차전 합계 1-0으로 승리했다. 베이징 궈안은 올시즌 인천 유나이티드 영입설이 돌았던 안드리야 칼루제로비치를 영입하며 공격진의 무게감을 더했다.

베이징 궈안은 매끄러운 패스 플레이 보다 거친 몸싸움을 바탕으로 하는 축구를 구사한다. 주로 롱패스를 이용한 '롱볼 축구'에 능한 팀이다. 허리진에는 주장 슈루롱을 중심으로 하는  3명의 미드필더를 활용한 거친 플레이로 중원 장악을 시도한다. 울산은 승리도 중요하지만 부상을 주의해야 하며 칼루제로비치를 앞세운 고공축구를 조심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베이징 궈안은 거친 중국 축구에서도 팀 반칙 4위를 기록할 만큼 악명이 높다.

브리즈번 로어, 호주의 빅앤스몰 전형

-2011년 자국리그 2위
-주요선수: 베사트 베르샤, 엔리케, 미트 니콜스

호주의 전통 명가인 브리즈번 로어는 K리그의 명 센터백 사샤 오그레브스키를 비롯해 수많은 호주 대표팀 스타들을 배출한 클럽이다. 현재도 호주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 3명의 브리즈번 선수가 있다. 유소년 시스템이 탄탄한 팀으로 꼽힌다. 현재 막바지인 호주리그에서는 12승 6무 6패로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1위인 센트럴 코스트 매리너스와 우승 경합 중이다. 

브리즈번의 주요 선수는 알바니아 출신의 베사트 베르샤와 브라질 출신의 엔리케다. 이들은 브리즈번의 주전 투톱이며 큰 키를 이용한 베르샤가 제공권을 이용한 공격을 펼치고 엔리케는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위협적인 침투를 시도한다. 두 선수는 총 23골을 터뜨려 팀 득점 45골 중 절반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베르샤는 188cm, 엔리케는 165cm로 울산의 김신욱과 이근호를 연상케 하는 조합이다. 현재 시즌 막판으로 경기감이 좋은 브리즈번과 이제 시즌이 시작된 울산. 과연 비슷한 컬러인 두 팀의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울산 김신욱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