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최강희 감독의 변함없는 '나믿이믿'(나는 믿을 거야. 이동국 믿을 거야)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해냈다.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은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전주성에 이어 상암벌에서도 힘차게 포효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최종전에서 후반 20분 이동국의 결승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최종예선에 진출하며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게 됐다.
65분간 탈락의 공포가 엄습했던 경기를 끝낸 것은 이동국의 왼발이었다. 경기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이던 이동국은 후반 20분 이근호(울산)와 2대1 패스를 통해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이동국의 골은 쿠웨이트의 승리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고 쿠웨이트는 남은 시간 급속도로 무너졌다.
물론 이날 이동국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우려대로 박주영(아스널)과 호흡은 어긋났고 긴장해서인지 트래핑 실수까지 나와 공격 전개가 끊기기도 했다. 몇 번의 기회에서도 타이밍이 늦어 슈팅이 무산되는 등 답답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애제자' 이동국을 잘 아는 최강희 감독은 그를 끝까지 믿었다. 김신욱(울산) 카드를 매만지면서 교체할 선수로 택한 것은 이동국이 아닌 한상운(성남)이었다. 자신을 향한 최 감독의 믿음을 안 이동국은 머지않아 골로 보답했다. 이동국은 전임 대표팀 시절 울분을 토해내듯 포효했고 그의 왼발에 경기장은 환호로 가득 찼다.
'나를 믿어주고 선수를 이해해주는 지도자 밑에 있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던 이동국의 예전 말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하는 현실이 된 셈이다.
지난해 10월, 이동국의 저 말은 당시 불운했던 태극마크와 작별을 고하는 안타까운 심정이 가득한 그의 마지막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4개월이 흐른 지금 저 인터뷰는 다르게 다가온다. 한없이 믿음을 주는 대표팀 수장에 감사하는 간판 공격수의 진심이 담긴 말로 변했다.
충분히 시간을 주고 믿어주면 '끝내주는' 이동국의 발이 있어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노리는 최강희호의 앞날은 밝다.
[사진 = 이동국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