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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4>> 네델란드 vs 라트비아

기사입력 2004.09.08 13:07 / 기사수정 2004.09.08 13:07

이찬주 기자
2004-06-24일에 다음커뮤니티 축구토론방에 올렸던 글입니다.


네델란드의 압도적인 경기라는 예상이 적중했던 경기였고, 80:20이라는 볼 점유율에서 알 수 있듯이 네델란드의 우세속에 3:0으로 경기는 끝났습니다.
"루드"가 2골(페널티킥 1개 포함), 후반 20분경에 루드와 교체된 로이 마카이(바이에른 뮌헨)가 1골로 라트비아를 가볍게 눌렀습니다.

웬만한 축구팬이라면 예상했듯이, 라트비아는 이미 8강 탈락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네델란드를 상대한다는 것은 유럽의 강호를 상대해 보는 의미를 더 많이 부여했으리라... 라트비아는 유럽선수권 축구대회에 터키라는 강력한 후보를 밀어내고, 본선행을 거머쥔 작은 나라입니다(아랫글 중 자세히 나온 글에 서술되어 있음).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유일한 빅리거 주전선수인 파하라(사우스햄튼, FW)와 베르파코프스키(다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 FW) 정도였고, 그 중 예선에서 가장 눈에 뛴 선수는 베르파코프스키 외엔 없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반해, 네델란드의 네임벨류는 워낙히 고평가 되어, 후보선수인 파트릭 클루이베르트의 명성이 라트비아 전 선수의 명성을 다 커버될 정도이니까요.
"오렌지 군단"... 화려한 공격력... 공격수의 보루... 토탈사커의 원조...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전반전 시도로프의 슛으로 네델란드 공격은 시작됩니다.
이에 반해, 라트비아는 선 수비 후 공격 시스템으로 전반전에는 수비에 역점을 둔 전술을 운용하게 됩니다.
네델란드는 코쿠의 강력한 중거리슛 등의 골찬스를 잡지만, 번번히 상대 골키퍼 코린코(FK 로스토우)의 선방에 막히거나, 골문을 외면하게 됩니다.
첫골의 수훈갑은 "싸움닭" 다비즈였습니다.
전반 27분경, 다비즈는 좌측에서 골문으로 돌파를 시도합니다. 수비수 2명이 가로막지만, 유연함과 개인기로 빠져 나오자, 골 에어리어에서 상대 수비수가 엉겁결에 다비즈를 잡아당겼고, 여지없이 심판의 휘슬은 울렸습니다.
킥커는 루디였고, 오른쪽 골망으로 골을 넣으며 기분좋게 1:0으로 앞서 나갑니다.

두번째 골도 루디가 기록합니다.
전반 36분경(으로 기억됩니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시도로프가 골문 오른쪽에 홀로 있던 코쿠를 겨냥했고, 패싱된 볼을 머리로 루디에게 패스합니다. 골키퍼는 코쿠가 헤딩슛을 할 줄 알고 방향을 잡았으나, 골문 가운데에 있던 루디에게 볼은 패스되고, 골키퍼의 손을 피해 골망을 흔듭니다.
2:0으로 네델란드는 앞서갑니다.

이때, 다른 경기장에서는 독일과 체코의 스코어가 1:1 동점이라는 것에 네델란드 관람객들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줍니다.

라트비아 수비진영을 초토화 시키던 네델란드의 막강한 화력은 46분이 되어서 잠시 쉬게 됩니다.

후반전은 라트비아의 공격력이 되살아납니다. 후반 2분경에 중앙 미드필더와 우측 미드필더간의 "W형" 패스로 골문까지 다가갔고, 루빈스(쉬닉 야로슬라프)의 회심의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면서, 라트비아의 저력이 나오는구나 하는 생각에 후반을 기대했습니다. 한 5분 정도의 라트비아의 매서운 공격이 있은 뒤(코너킥 상황에서 혼전중이던 볼을 루빈스(로 기억됩니다)의 회심의 슛이 골대를 깻잎차이로 벗어나고, 네델란드 골키퍼 반 데 샤르(풀햄)가 수비수들에게 고함을 지르더군요), 다시 네델란드의 맹공이 펼쳐집니다.

전반처럼 라트비아 진영에서 거의 볼이 돌더군요...
계속되는 네델란드 맹공 속에 코린코 골키퍼는 정말 선방합니다(경기 MVP를 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잘 막았습니다).
밀집된 수비를 뜷기 위해 네델란드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은 주로 중거리슛(거의 골문을 향했던 슛)을 쏘지만, 번번히 막힙니다.
전반부터 문제가 있었던 우측 미드필더 반 데 메이더(계속 개인기로 돌파하려 했으나 번번히 수비수에게 걸림)를 오베르마스로 교체투입시키면서, 좌측에는 로벤, 우측에는 오베르마스가 네델란드 공격을 더욱 배가시킵니다.
루디는 헤트트릭의 찬스가 여러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골문을 외면했고, 체력안배 차원에서 교체아웃시키고, 로이 마카이를 투입합니다.

- 이 부분에서, 아주 좋은 용병술이라고 보여집니다. 루디가 있었다면 아마도 헤트트릭은 나와겠지만, 만일 8강 진출이 확정되고 나서, 루디에게 부상이라도 생긴다면, 후보선수들이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예선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시간이 없어 경기감각이 떨어졌기에,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승부가 확실시 될때에는 후보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어, 경기감각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루디라는 거대한 산에 막혀, 음지에만 있던 로이 마카이 선수도 골맛을 보기 위해 활발히 움직입니다.
역시, 찬스는 찾아오더군요...
후반 35분경(으로 기억됩니다), 좌측에서 문전으로 돌파하던 로벤이 중앙에 포진되어 있던 마카이에게 패스를 하고, 마카이는 슛을 막으려던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고, 팀의 세번째 쐐기골을 작렬시킵니다. 3:0...

남은 시간동안 라트비아도 영패를 모면하기 위해 열심히 뛰지만, 부족한 공격수로 턱없이 부족했고, 오히려 네델란드에게 역습의 빌미가 되어 실점할 뻔 했던 장면도 있었습니다(역시 골키퍼가 잘 막더군요).

독일이 체코에게 2:1로 끌려가는 것을 알았던 네델란드는 경기 종료와 함께 환호합니다. 어차피 독일도 시간은 없었으니까요...
결국 조 1위로 체코, 조 2위로 네델란드가 진출하고, "녹슨 전차" 독일과 "처녀 출전" 라트비아는 탈락하게 됩니다.

제가 예전에 8강 진출 예상 및 분석이라는 글을 올렸을 때, 체코가 독일에게 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유는 체코의 주전선수 대부분이 체력안배 차원에서 벤치로 빠질 것으로 가정했고, 그 예상은 오늘 적중했는데도 불구하고, 독일이 체코에게 2:1로 석패하는 결과를 낳더군요...
결국 체코 1.5군에게 패한 것인데(2군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독일도 자국에서 열릴 월드컵에 대비, 적색경보가 켜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확실한 골게터가 없다는 점이 독일의 큰 문제입니다.
그나마 메이져 대회에서 골맛을 봤던 선수는 미카엘 발락 외에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루디 퓔러 감독이 공격진의 무게를 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 결과는 영 신통치 않군요...
자국 언론에서 "녹슨 전차"라는 비아냥 소리를 피하기 어렵게 되었네요...

한국에게도 큰 영향이 있으리라 보여집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준우승국이 유로 2004에서 예선탈락하는 모습...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이 2006년 월드컵에서 조별예선 탈락...
이런 가정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세계 축구흐름에 편승하며, 정보분석 및 공유하는 등의 협조/지원체계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유망주나 스타플레이어의 해외 진출(특히, 유럽)이 많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구요...

-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 이 4개국은 아주 훌륭한 축구리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대표선수 대부분이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죠... 유로 2004 8강 진출국은 몇팀이나 됩니까... 잉글랜드 밖엔 없습니다.
그리고, 최근 메이져 대회 우승팀은 거의 자국리그에서 뛰지 않습니다. 브라질, 프랑스... 이른바 빅리그에서 뛰면서 상대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잘 나가는 국가들, 네델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덴마크 등의 나라들도 거의 빅리그에서 뛰면서 여러 축구스타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국도 많은 선수들이 빅리그는 아니더라도 유럽에 많이 진출해야 합니다. 가깝고 돈 많이 준다고 일본에 가는 것을 제가 그래서 싫어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아시아에서 스타라고 해봤자 유럽에는 트럭 한 대 분량으로 쌓여 있으니까요 -


다음 편에...


이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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