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4.08.16 19:35 / 기사수정 2004.08.16 19:35
일반적으로 축구에서 대회 MVP는 공격수에게 돌아간다. 물론 대회 MVP라는 단어 자체가 가장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에게 주어지는 만큼 꼭 그들에게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대부분 그렇다는 것이다. 간혹 골키퍼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공격수보다 주목을 덜 받는 수비수의 경우에는 정말 뛰어난 기량을 보이기 전에는 힘들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끝난 추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수비수인 INI 스틸의 김유미 선수가 최우수선수에 뽑힌 것은 의미가 크다. 그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그녀의 철벽 수비가 인정을 받았다는 얘기다.
덕분에 구단 측에서 우승팀 포상도 받고 영애도 얻었다. 이젠 자만할 때도 되었는데 연습장에서 만난 그녀에게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추계연맹전이 끝나자 마자 바로 보름후 시작되는 여왕기 대회 준비 때문이다. 땡볕 더위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유미 선수를 만났다.
우선 이번 추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걸 축하한다. 바로 8월 16일부터 여왕기 대회에 들어가는데 힘들진 않은가?
올해 대회 일정이 여유가 별로 없다. 추계 대회가 끝나고 바로 여왕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여왕기가 끝나자 마자 바로 통일대기 대회도 기다리고 있다. 포지션이 수비수인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안종관 감독님은 올시즌 전관왕 도전을 선언하셨는데 이번 여왕기 우승은 확실한가?
안타깝게도 이번 여왕기는 실업팀이 우리밖에 참가하지 않는다. 대교나 서울시청은 출전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올해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여왕기를 포기하고 통일대기 우승을 노리는 것 같다. 우리도 이번 대회 출전을 놓고 고심했는데 작년 우승팀이기 때문에 나가게 되었다.
하긴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이니 어쩔 수 없겠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는 대학팀과 붙게 되는데 쉽게 우승할 수 있겠다.
물론 이번 경기는 우리를 제외하고는 대학팀이라 자칫 자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
현재 대학에는 몇 개의 팀이 있나?
울산과학대, 한양여대, 경희대, 영진전문대, 여진대, 관동대 이렇게 6개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국가대표 출신에 울산과학대가 많이 나왔다. 물론 나도 울산과학대 출신이다.
대학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 축구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당시에는 여자축구라는 게 생소했을 텐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원래는 중학교 때 스키부가 있었다. 그러나 중3때 진학문제로 고민하던 중 우연히 선생님의 권유로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여자 축구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중학교 때 스키부에 있었으면 잘 타겠다.
아쉽게도 축구를 시작하면서 다른 운동들은 멀리하게 되었다. 바로 부상염려 때문이다. 특히 스키같은 경우에는 더 크기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못 탄다. 그 점이 좀 아쉽기는 하다.
그럼 운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다른 운동 못해서는 아닌가?
물론 그런 것도 있다. (웃음) 하지만 가장 힘들었을 때는 대학교 졸업하고 실업팀 올라왔을 때다. 당시 많이 아파서 운동을 포기할 뻔 하기도 했다.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
구단 홈페이지에 10년 후의 나의 모습이 축구팀 감독 혹은 코치라고 되어 있다.
사실 선수 생활이란 게 모르는 거다. 그래서 지금부터 준비를 하고 있다. 운동 끝나면 파주 트레이닝 센터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다.
운동 후 연수까지 하려면 쉴 시간이 별로 없겠다. 그럼 주로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음악 듣거나 인터넷을 주로 한다. 친구들이랑 자주 못 보기 때문에 인터넷을 자주 이용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축구했으면 같이 뛰는 동기들도 많을 것 같다.
아니다. 고등학교에서 여자축구로 대학을 진학할 때 팀이 6개밖에 없어 실력이 좋은 선수들만 가능하다. 그리고 실업팀은 그 수가 더 적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고등학교 때 동기는 아무도 없고 대학교 동기는 리그에 1명 있다. 그래서 주로 후배들과 친하다.
물론 김유미 선수하면 모든 감독들이 손꼽는 최고의 수비수인데 혹시 단점은 없나?
경기 중에 딴 생각을 많이 한다.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보완해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올 시즌 목표는 역시 팀의 전관왕을 견인하는 것이겠다.
물론 전관왕이라는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구단 측에서 팀이 전관왕을 하면 선수들에게 해외여행을 보내준다고 약속했다. 꼭 우승할 것이다. 그러나 방심할 순 없다. 과거에는 팀이 실업팀 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실력차가 많이 줄었다. 예전처럼 점수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축구 선수 중 가장 존경하는 선수를 꼽는 다면?
난 나를 존경하면서 축구를 하고 싶다.
아시다시피 이 인터뷰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인터뷰한 선수가 다음 선수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누구를 추천하겠는가?
개인적으로 서울시청의 김미정 선수를 추천하고 싶다. 굉장히 열심히 하는 선수이다.
바쁜 시간 내주어서 감사하다. 꼭 전광왕 이루기를 기대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시작해 거의 10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그녀. 이제는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그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자신이 되고 싶다는 그녀에게 지금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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