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2011 미국 프로야구(MLB)는 연일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화려한 수비와 주루플레이, 정교한 타격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날까지 양 리그 모두 와일드카드의 주인공이 가려지지 않아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치열했던 정규시즌 막판 순위싸움 만큼 포스트시즌서도 매 경기 명승부가 이어졌다.
비시즌에도 MLB는 FA(자유계약시장)을 통한 스타급 선수들의 이동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엑스포츠뉴스가 2011시즌 MLB 화제의 인물과 명장면을 꼽아봤다.
최고의 선수 - 알버트 푸홀스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발전 없는 타자'는 1리와 1타점이 모자라 11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의 대기록을 놓쳤다. 시즌 중 6주짜리 부상을 입고도 16일 만에 팀에 복귀해 맹타를 휘둘렀다. 포스트시즌서도 타율 3할 5푼 3리 5홈런 16타점으로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세인트루이스서의 마지막 해를 우승으로 장식한 푸홀스는 올 시즌 직후 LA 에인절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세인트루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푸홀스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의 감독 - 토니 라루사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 10경기를 뒤집고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냈다. 라루사 감독의 특급 용병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과였다. 렙친스키의 영입, 제이슨 모트의 마무리 배치도 라루사 감독의 작품이었다. 두 선수는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라루사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 떠난 것이다. 사실 라루사 감독이 은퇴선언을 하지 않았다면 올해의 감독은 조 매든(탬파베이)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날 줄 아는 라루사 감독은 진정한 '명장'이 될 자격이 있다.
최고의 팀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불투명했다.
하지만 불굴의 투지로 무려 10경기 차이를 따라잡았다. 필라델피아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 애틀랜타가 필라델피아에 패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서도 계속되는 명승부를 연출한 필라델피아는 극적으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들이 보여준 불굴의 투지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패색이 짙던 월드시리즈 6차전서 보여준 이들의 투혼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순간 - 프린스 필더를 위한 푸홀스의 배려
NLCS 6차전 8회말 밀워키의 공격, 세인트루이스가 12-6 앞선 상황에서 프린스 필더의 타석.
밀워키는 이 경기에서 패하면 2011시즌은 끝이었다. 밀워키에서 필더의 마지막 타석이 될 것임을 직감한 홈팬들은 필더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당시 밀워키는 재정 문제로 필더와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은 상태였다.
그러자 1루 수비를 하던 알버트 푸홀스가 주심에게 타임을 요청했다. 필더가 팬들과 함께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어주려는 푸홀스의 배려였다. 정상급 1루수간의 훈훈한 광경에 많은 이들은 박수를 보냈다. 필더는 현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물색하고 있다.
최악의 순간 - 오심으로 끝난 최장시간 혈투
7월 27일(한국시각)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피츠버그의 경기는 명백한 오심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연장 19회말 애틀랜타 공격 1사 1,3루 상황에서 스콧 프락터의 땅볼을 3루수 알바레스가 잡아 정확히 홈에 송구했다. 명백한 태그아웃이었지만 제리 밀스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무려 6시간 39분에 걸친 혈투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판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쳤던 애틀랜타는 이날 찝찝한 승리를 거두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만약 세인트루이스가 1경기 차로 뒤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오심의 여파는 더욱 오래갔을 것이다.
최고의 명승부 - 2011 월드시리즈 6차전
우천으로 순연된 월드시리즈 6차전 9회말 2아웃,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선 텍사스의 7-5 리드 상황이었다. 한 타자만 잡아내면 텍사스는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텍사스의 마무리투수 네프탈리 펠리스가 데이비드 프리스에게 2타점 3루타를 허용하며 양 팀은 연장에 돌입했다. 이어지는 연장 10회초 공격서 텍사스는 조쉬 해밀턴이 투런 홈런을 기록하며 다시 우승을 눈앞에 뒀다.
세인트루이스는 위기 상황에서도 강했다. 10회말 버크먼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는 결국 11회말 프리스의 끝내기 홈런을 이끌어냈고 기세가 오른 세인트루이스는 7차전을 쉽게 잡아내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사진=알버트 푸홀스 ⓒ MLB.COM 캡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